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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인장 Oct 21. 2023

내 화를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

    감정도 총량이 있다. 요새 많이 쓰는 '감정 소모'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감정을 쏟는 것도 나의 체력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다. 한껏 울고 나면 진이 빠진다. 화를 내고 나면 뻗어서 자게 된다.

    읽던 책에서, 화를 내기 전에 '화를 낼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를 생각해 보라는 내용을 읽고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어떤 사람에게  내 감정을 쏟으면, 그게 화이건 사랑이건 내 마음속에 그만큼의 자리를 내어 주는 행동인 것 같다. '미워하는 것도 피곤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감정을 쓰는 것은 나를 태우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까 자리를 내어주기 전에 잘 생각해봐야 한다. 이 사람이 그 자리를 얻을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그 행동이, 내가 화를 내게 된 동기가 그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사실 가치가 없는 일이라면, 내 마음의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을 하다가 감정이 사그라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요새는 그래서 그정도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무감정으로 대응하게 되는 것 같다. 무감정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면, 감정이 최대한 빨리 나를 훑고 지나갈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내 마음 속의 공간은, 내가 사랑하는 것들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 채우기도 부족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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