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영어로 Mindfulness가 요새 유행하는 듯 하다. 핸드폰을 꺼내지 않고서는 신호도 기다릴 수 없는, 무한한 숏폼의 세계에서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쉬고 심호흡하며 주위를 돌아보자, 라는 하나의 운동(movement)라고 느낀다.
한 2년 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마음 챙기기와 명상하기를 요새 다시 시작해보려고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Jan Chozen Bays씨의 '한입씩 먹기(One bite at a time)'였다. 음식을 먹을 때, 입 안에 있는 것을 다 먹을 때까지 수저를 내려놓고, 입 안에 있는 음식을 충분히 느끼고 수저를 집어서 다음 입을 먹으라는 것이었다. '면치기' '먹방' 같이 끊임없이 음식을 입 안에 집어넣는 것이 낯설지 않은 현대인들에게는 그에게 반대되는 행위인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는 오리고기랑 올리브를 넣은 샐러드파스타를 먹었는데, 양상추를 씹으면서 잊었던 야채의 향도 느끼고, 지금 어금니가 맞물리면서 음식이 으깨지고 있구나, 귀여운 내 어금니들 열심히 일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오리고기를 먹을 때에는 내 저작근이 뻐근한 느낌이 들어서, 내 근육에 살짝 무리가 가는 음식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평소처럼 한입을 다 끝내기 전에 계속 음식을 입안에 쌓아넣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이었다. 물론 식사 시간이 두배가 되긴 했지만, 나에게는 평소에 잊고 지냈던 감각을 깨워 준 행위라고 느꼈다.
그렇게 음식을 먹으면서 생각났던 것이 바로 '어바웃 타임'의 한 장면이었다. '어바웃 타임'에서 시간여행 하는 능력을 '어떻게 쓸 수 있을지'를 아버지가 알려준다. 바로 시간을 돌려서 하루를 똑같이 살라는 것이다. '두번째 하루'를 살 때, 바삐 뛰어가는 친구 옆으로 주인공이 "와 이 건물 천장이 정말 예쁘다. 봤어?" 라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사실 천장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Mindfulness가 사람들에게 서사하는 것이 바로 그 '천장을 보는 여유'를 일상에서 가지라는 것 같다. 항상 현재를 느끼라고 한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데 우리는 너무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소모하고, 그래서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인들의 디지털과 스마트폰 중심의 생활이 가미되면, 정말 우리 주위는 물론이고 나 자신을 돌아볼 틈은 없다는 것이다.
산책할 때 핸드폰 보거나 잡생각 하지 말고, 노래를 끄고 주위를 바라보면서 걷기. 계산대에서 기다릴 때 인스타그램 보지 말고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 등 우리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벼운 '마음 챙기기' 방법은 많다. 잠시 액정 안의 세계에서 한 숨을 돌리고, 내 몸과 정신이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 있는지를 생각해보면서 살면 어떨까. 안 보이던 것이 보일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