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꼭 해야 했던 것
독립의 의미
Q. 여러분들에게 독립이란 무엇인가요?
1. 미친 듯하고 싶은 것
2. 절대 못하겠는 것
3. 꼭 해야 하는 것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내게 질문을 던졌을 때? 물론 저기서 중복 답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명확하게 “3번. 꼭 해야 하는 것”이었다. 독립은 내 인생의 목적이 아니라, 어떠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나 나가 살까?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부쩍이나 많이 듣는 주변 친구들의 고민이다. 성인이 되면서,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간섭받고 싶지 않은 영역에 대하여 조금씩 침범을 당하는 기분이라는 둥, 혼자 있고 싶다며 다들 가정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욕구를 내게 표출하곤 한다. 어찌 보면 독립은 필요한 것만 같으면서도, 그렇다고 독립하라고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난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다
17세에 독립을 시도했던 나는 사실 독립을 꿈꿨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수도권 지역으로의 야망이 있었고, 어릴 적부터의 생활권은 경북 지역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나와야만 했다. 좀 더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꼭 필요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독립으로부터 10년이 지났고, 독립은 이제 내게 "꼭 해야 하는 것",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되어버렸다.
누군가로부터 멀어진다는 것
독립은 결국 누군가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멀어짐'이 좋기만은 할까? 어떤 면에서는 자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개인의 책임이 더 강해지고, 감당해야 하는 물질적/정신적 요소를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독립은 해보지 않은 사람이 생각하는 만큼 자유로운 건 아니라는 게 내 의견이다.
하지만 독립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개인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것이고 집집마다 속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왜 독립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한 사연을 알지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하지 말라고도 말릴 수 없다.
올해 8월, 1인 가구의 비중이 30%를 능가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독립을 하려는 자에게, 이미 독립을 하고 있는 자에게, 과연 이 1인 가구로의 '독립'의 의미는 무엇일까? 마냥 행복한 것만 있진 않았던 내 독립의 이야기가 어린 나이에 아이를 독립시키려는 부모에게도, 독립에 대한 환상만이 가득한 당사자에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