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우주 이론(cell universe theory)

그늘의 인간 - 번외 편

by 이훈보

이론이라고 할 수도 없고 가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냥 보통사람이 책 한 권을 읽고 하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제목은 거창하게 써놔야 그럴듯하고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씀. 프랙털 우주론과도 조금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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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주를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우주를 걱정한다 해도 우주에게 건넬 말이 없고 우주를 바꾸려고 마음먹어도 그럴만한 최소한의 힘이 없기 때문에 나는 우주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먼지 따위가 어떻게 태산을 걱정하겠는가.


지구의 한 국가 하고도 서울 그 안의 한 행정구역 안에 서 있는 나에게 우주는 너무도 거대한 범위이다.


우주는 내가 다가설 수 없는 뜨거운 해가 있는 곳이고 재미 삼아 올려다보는 변화하는 달이 있는 곳이고 또 컴컴한 곳에서 그럭저럭 빛나는 이름 모를 별들이 있는 곳이기에 나는 평소 우주를 생각하기보다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조금이나마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세상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머리 위에 우주가 있으니 또 완전히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피하려고 해도 태양계 안에 지구가 있고 그 안에 내가 이미 속해 있으니 내가 시선을 돌리고 도망치려고 해 봐도 나는 벌써 우주에 속해 있기에 나는 늘 머리의 한 구석에 우주에 대한 공간을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아주 어린 시절 나의 우주는 태양계를 의미했다. 만화를 통해 처음 접한 우주는 주인공이 모험하는 광활한 공간이었고 대부분의 태양계의 형태를 닮아 있었다. 나이가 들어 우주가 태양계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업데이트되어야 했지만 이미 어린 시절 뼛속 깊숙이 자리 잡힌 우주의 이미지는 대체되지 않았다. 나에게 우주는 만화 속에서 본 태양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갑자기 이야기해서 그런데, 우주는 어떻게 시작했을까?


자라는 동안 우주라는 단어를 알게 되고 또 지나가는 소식으로 우주의 시작은 빅뱅이라는 뭔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커다란 공간의 한 중간에서 갑자기 뭐가 빵! 터져서 이미 알고 있는 달과 별이 되고 은하와 태양계의 모양이 되었다는 게 잘 그려지지 않았다. 누가 불을 붙인 것도 아닌데 갑자기 뭔가가 폭발해 짠! 하고 우주가 되었다는 그 부분은 아무래도 와 닿지 않았던 것이다. 얼마나 큰 게 터져야 우주가 된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 의혹으로 인해 언젠가 이와 관련된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1.jpg 오래된 빅뱅 이론 이미지들
2.jpg 오래된 빅뱅 이론 이미지들

- 위의 그림 한가운데서 뭐가 터져서 우주가 되었다는 걸 영 믿을 수 없었다. 터지면 터지는 거지 뭐가 남는다는 걸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사이 빅뱅이론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알게 되었고 또 우주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게 되면서 바뀐 빅뱅이론으로 인해 조금 알게 된 김에 떠오른 것들을 정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하지 않던가 이론이라고 할 수도 없고 가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좋게 말해 준다면 추측이고 평범하게 이야기하면 상상의 나래인 글이 될 것 같다.


4.jpg 문제의 발단...


이제 시작해 보자.



cell universe theory


1.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하나의 cell로 이루어져 있다.

2. 이 cell의 크기는 전체 우주의 크기에서 무척 작다. 태양과 모니터 속의 하나의 점. 정도의 크기 차이 혹은 이것보다 더 어마어마한 큰 차이가 있을 정도로 우리 우주의 cell은 작다.

3. cell의 위와 아래 옆에는 다른 cell이 있을 것이다.


이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위의 책 속에서 최근 연구에 따른 빅뱅 모형을 보면서 시작되었다.

3.jpg

그 모습은 마치 지표를 뚫고 나가는 화염과 같아 보였고 화염이 아니어도 왼쪽에서 에너지가 밀려들어와 관통해 오른쪽으로 분출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끔 하는 것 아닌가. 여기에 더해 측정되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상상을 확장시키기에 부족하지 않은 재료였다.


그렇다면 왜 우리의 우주는 cell 모양이라고 상상한 것일까?


나는 우주 모형의 측면 그러니까 위 이미지의 위와 아래에서 원통형에 가까운 우주가 나오게 되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빅뱅이 일어난 지점에서는 하나의 관통이 있었고 가득 찬 압력을 밀고 나가는데 특정한 저항값이 있어서 확장 폭에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진을 보고 이야기한다면 우주의 cell이 왼쪽에서 구멍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폭발이 아니라 왼편에서의 에너지의 유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주의 별들을 상상하면 각각의 행성들과 지구와 수성 금성을 비롯한 태양계 전체가 마치 구멍을 넘어 들어오는 자갈들처럼 들어왔다고도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각각의 모양이나 배열을 생각했을 때 에너지의 분출에 따른 분자의 형성처럼 넘어오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속한 우주의 cell이 아주 작기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와 분자가 에너지를 통해 날아가 변화하고 뭉치는 것처럼 별들이 되는 것이다. 다만 태양과 지구 달과 수성과 금성이 우리가 보기에는 아주 크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겠지만 우리가 속한 모든 우주의 크기가 우리 몸에 있는 혹은 지구 안의 한 미생물의 세포 만하다면 그 안에 분자 하나 정도는 우습게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이 부분 때문에 프랙털 우주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조금 다르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관찰하고 연구하는 우주 전체의 크기가 어느 연구실에서 다루는 아주 작은 미생물 세포 하나 보다 작다고 상상해 보자. 혹은 빵집의 슈크림 볼을 떠올려도 좋다. 그 슈크림 볼에 슈크림을 짜 넣는 것처럼 에너지가 세포를 뚫고 들어온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때 1. 에너지는 어디로 갈까? 그리고 2. 에너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 두 가지 질문이 있을 것 같다.


1. 에너지는 우리의 cell을 충분히 변화시키고 채우고 나면 어디론가 방출되지 않을까? 슈크림 볼이 터지듯 상대적으로 약한 쪽이 터질 확률이 있다. 에너지의 진행방향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특정 지역이 무너질 수도 있다.


2. 에너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저 중심의 어딘가에서는 압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오래된 빅뱅 이론 모델의 중심부가 떠오르지만 원형 또는 타원형의 폭발로 우리의 우주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 단박에 펼쳐져서 멈춰져야 하기에는 폭발 에너지가 너무 크지 않을까 하는 것이 늘 신경 쓰였다. 하지만 우리가 cell 안에 있고 보다 먼 공간에서 에너지가 온다고 생각하면 그건 조금 다르다. 물이 조금씩 고여 흐름을 만드는 것처럼 에너지가 점층적으로 쌓이기 때문에 아주 강하게 휩쓸리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cell이라고 하면 무척 작아서 금세 휩쓸릴 것 같지만 cell 간의 벽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은 다르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통을 채우듯 한 구멍에서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는 시간이 있고 지연을 일으키는 상대적인 압력이 있다는 것이 조금 다른 것이다. 구멍이 뚫렸다고 무작정 에너지가 쏟아 저 들어오기에는 방해하는 무엇이 존재한다는 상상이다.


지구의 핵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높은 질량과 압력을 가진 중심부가 있고 그 위에 다른 것들이 켜켜이 쌓여 맨틀을 거쳐 표층이 된 것처럼 각각의 우주 cell들이 뭉치고 압력을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과 관련된 에너지들이 조금씩 뚫고 넘와 지금 우리 우주에 도달해 관통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주 cell 들의 중심에는 지구의 핵과 같은 에너지와 질량이 있을 것이고 외곽의 각각 cell이 압력? 밀도 차이? 가 있기 때문에 폭발과 에너지의 관통이 발생하고 그 결과 빅뱅 모형은 위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지 않을까.


또 이런 생각도 해볼 수 있겠다. 태양과 태양계 행성관의 관계처럼 달과 지구의 관계처럼 우리 우주의 cell은 우주 안에서 움직이고 있을까?


나는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cell들은 식물의 세포벽처럼 꽉 붙어 있을 수도 있고 조금씩 떨어져 움직이고 있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한 우리 우주의 cell이 더 큰 우주의 티끌만 한 위성과 같은 존재라면 떨어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큰 형태라면 붙어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때맞춰 이런 발표도 나왔습니다.

빅뱅 이전에 암흑물질이 있었다.


세포 안에 암흑물질이 있어야 빅뱅도 가능하다는 게 제 상상입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만 조금은 재미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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