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우리는 정말 부러워하지 않는가?
주진우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쫓느라 한창인 와중에 관련 책을 내고 관련 영화가 나왔다. 책은 <주진우 기자의 이명박 추적기> 라는 제목으로 영화는 <저수지 게임> 이라는 제목이다.
여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주 기자의 지인인 가수 이승환은 <돈의 신> 이라는 음악을 내놓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8J9XTCXoGx4
음원의 높은 수준이나 놀라운 사운드, 믹싱 기술이야 그렇다 치고 그중 필자의 머리를 때린 가사가 있으니 한번 살펴보자.
늬들은 고작 날 욕하거나
조롱이나 하지 ( 날 부러워 하지 )
<돈의 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비디오 속의 인물이 가사를 읊조리는 형태의 연출이 되어 있는데, 이 중“부러워 하지 .”라는 구절이 흥미롭다. 여기서 이 글은 시작된다.
사람들은 흔히 MB를 조롱하거나 비난한다. 각자의 소신과 재임기간 중 MB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패배자의 마음으로 접근해서 그런거라도 안하면 답답하고 억울해서 그거라도 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가 투표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승복해야 한다거나, 솔직하게 그의 실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인간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당선된다는 것은 일정 부분 사람들이 그 사람의 안에서 뭔가를 보고 느끼고 공감하고 또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러니까 대통령이라는 인물이 하나의 극점이라면 우리는 그 스펙트럼이나 방향성의 어디쯤에 있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이걸 인정하자는 이야기이다. 혹자는 “나는 MB와 다른데? MB는 끝 간데 없이 돈을 쫓거나 집착하는데 나는 안그래.” 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 또한 얼마나 집착하고 노력하는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범죄나 그것 보다 미약하지만 지탄 받을 만한 행동을 쉽게 하는 것도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과연 우리는 MB 공통점이 없을까.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마음이 없을까?
투표로 당선이 된다는 것은 독재로 인한 당선이 아닌 이상 우리 모두와 일정부분 닿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선의 공정성이나 각자의 지지와 상관없이 박근혜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할아버지는 왜 박근혜를 지지했을까 그리고 나에게는 그런 고집이나 무능, 삐뚠 마음이 없을까?
종교 국가에서 강한 원리주의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 역사를 사과할 줄 모르는 총리가 득세하는 것 모두 일정부분 궤를 같이 한다. 돈이나 선전에 의한 지배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로 그것이 전부이고 나는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해 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단 한 순간도 지지한 적은 없지만 그가 돈을 쫓는 것, 힘으로 누군가를 제압하려 하는 것, 비열한 수를 쓰는 것, 거짓말을 하는 것 등등 여러 부분에서 나와 닮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와도 닮아있고 어머니나 아버지와도 닮아있다. 그것은 아주 크지 않지만 '내 안에 어떤 면모들이 어느 순간 극대화된다면 저런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정말로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나는 솔직히 누구도 자신 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대박나세요.” “부자 되세요.” 등의 유행어를 광고나 매체에서 신나게 쓰던 시대를 거쳐오지 않았는가. 농담같은 이야기지만 그 모든 열망이 모여서 MB가 당선 된 것 아닐까.
그런 이유로 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 잘못이 드러나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고 사회가 극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처벌을 받을 일이 있으면 처벌을 받아야 하고, 양형의 크기도 지나간 지위를 생각해 봤을 때 커야 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앞으로 가기 위해서라면 단순히 누군가 처벌을 받는 정도로는 바퀴는 굴러가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사람 잘못 봤네 정도가 아니라. 더 깊숙한 곳 자신의 안쪽에 내밀하게 자리하게 두었던 어두운 부분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나누고, 돌아봐야만 우리는 정말 앞으로 갈 수 있다. 마음을 발로 쿡쿡 눌러 땅을 다지고 다음 계단을 올라야 하는 것이다.
어떤가 우리는 정말로 MB를 시기질투 하지 않는가? 내 안의 MB를 인정하고 있을까? 언젠가 MB의 잘못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법적인 처벌을 받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정말로 함께 반성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손가락질 이나 좀 하다 말까?
나 와 너를 잇는 ENVY 를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