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억지의 억지
오늘도 꽤 억지스러울 예정이다.
다른 단어도 그렇지만 사전에서 '가슴'의 존재는 좀 특이한 느낌이 있다. 먼저 가슴 항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가슴, 가슴-둘레, 가슴-뼈, 가슴-지느러미 이 이후에 나오는 것들은 '가시' 항목이다.
그러니까 '가슴' 항목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슴을 중심으로 몇 개의 항목이 덩그러니 나오다 뚝 끝이 나는 것이다. '가슴'의 의미를 살펴 보면
"가슴 : 포유동물의 배와 목 사이의 부분, 곤충의 머리와 배 사이의 부분, 마음"
물리적 구성으로는 배와 목 사이 또는 배와 머리 사이의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부분을 지칭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은유적인 표현. 그러니까 눈으로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마음'이라는 표현으로 이미지가 확장된 것을 알 수 있다.
가슴을 두고 처음에두 가지 방향의 생각을 해보았는데 '갓+음' 이 된 것일까? '갑+음' 이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갓' 항목에서는 부위와 관련된 연관성을 갖고 있는 내용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갑'은 어떨까?
앞에서 이야기했던 갑(匣)의 경우 작은 상자, 나 작은 상자를 셀 때 쓰이는 말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담뱃갑, 문갑 같은 표현을 떠올리면 간단하다. 이것보다 좀 더 가까운 갑은 없을까? 흥미롭게도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한자에는 가슴의 의미와 가까운 갑이 존재한다.
"갑옷 갑(甲) : 갑옷, 딱지(몸을 감싼 껍데기), 껍질, 첫째, 아무개(이름 대용), 손톱, 싹트다"
이 한자는 상형 문자로 새싹이 싹트며 씨앗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싹이 나기 시작한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어린 시절 강낭콩을 키우거나 할 때 콩껍질을 뒤집어쓴 새싹을 떠올리면 적당하다. 그리고 갑옷 이외의 표현에도 첫째, 아무개, 싹트다 라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몸통과 같은 중심을 이어주는 중요한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가슴은 가븜이 아니라 가슴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혹시 (비약이 심하니 너무 믿지 말자. 재미로 보는 글이란 것을 항시 놓쳐서는 안 된다.) 갑옷의 받침 'ㅂ'이 'ㅂ'이 아니라 'ㅄ'이었던 것은 아닐까?
'갑'의 표기가 '갑'이 아니라 '값'이라면 말이다.
값의 현재 발음이 '갑'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재미 삼아 떠올려 볼 만 하지 않은가?
물론 이 경우에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한발 양보해 '값'이라고 인정한다고 해도 왜 '갑슴' 이 아니라 '가슴' 이 되었느냐는 산을 넘어야 한다. 결국 여기서 발음 편의 때문에 'ㅂ'이 탈락했다는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우기기가 중첩되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
이 시리즈를 읽으시는 분들이 그냥 '얘 오늘도 이상한 생각을 하네..' 정도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ps. 이외에도 ㅄ, ㅂㄷ, ㅅㄱ,ㅅㅂ, ㅅㅈ,ㅇㅂ, 등등 다양한 중세 국어 표현이 있으니 재미 삼아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음이 연이어 있는 것은 ㅄ처럼 코드를 찾아 붙여 써야 하는데 제가 편의상 자음 나열로 적어두었습니다.
7화 예고 '가시'를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