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가시'를 읽다.

그대 기억이- 지난 사랑이- 내 안을 파고 드는 '가시'가 되어

by 이훈보

워낙 오락가락 제멋대로 쓰는 시리즈라 '가시'를 다뤄야 하는 게 제대로 된 순서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글을 쓰려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원래 '가시'를 할 계획은 없었던 듯하다. 그래도 그 사이 '가시'와 관련해 떠들 몇 가지를 찾아본 일이 있으니 그것을 적당히 적으면 되지 싶다.

"가시 : 식물의 줄기나 잎에 바늘처럼 뾰족하게 돋아난 것. 물고기의 잔뼈. 남의 마음을 찌르는, 나쁜 뜻을 품은 마음"

'가시'의 항목은 이외에 '가시-나무', '가시다' 뿐이다.

2017년 인기를 끌었던 선미의 '가시나'는 "날 두고 가시나?"와 같은 대화체 이거나 국립국어원 사전 실린 명사) '계집아이'의 방언 (경남, 전남) 일 터인데 이런 설명은 내가 읽고 있는 98년판 초등 새국어 사전에는 실려있지 않다. (이런 자세한 설명이 이 시리즈에는 은근 중요하다.)

아무튼 다시 '가시'의 항목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면 '가시' 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뾰족한 것,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여기서 이미지를 확장하면 어떤 식물의 제일 끝단 (최 외곽)이라는 것도 떠올릴 수 있다. 설명에 적혀 있지 않은 의미 확장을 설명하는 이유는 '갓' 때문이다. 갓의 여러 의미들을 살펴보자

"갓 : 모자의 한 가지, 금방, 바로, 이제 막, 채소"
"갓 - : 이제 막, 금방의 뜻을 나타내는 말. 동작을 나타내는 말 앞에 붙어, 그 동작이 방금 끝났음을 나타내는 말."

위의 갓에서 모자의 한 가지. 사람의 머리 끝단에 얹은 것을 갓이라고 하는 것이 재미있지 않은가? 가시의 최외곽의 의미와도 조금 닿아있는 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라면 반전은 갓의 과거 표기법은 '갇'이었다. 그러니 우기기에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한다.

'갓-'과 관련해 생각을 할 부분은 '가시다'의 항목인데, 먼저 '가시다'를 살펴보자.

"가시다 : 변하여 없어지거나 달라지다. 지저분한 것을 없애어 깨끗하게 하다."

위에서 볼 수 있듯 '가시다'는 세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가 사라지거나 상태가 변함, 깨끗하게 함 이것을 굳이 나눠 이야기하는 이유는 혹시 '가시다'의 표현 중 지저분한 것을 없애 깨끗하게 하다.라는 부분은 '갓+씻다'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다시 원래의 '가시' 흐름으로 돌아와서 가시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 뾰족한 것, 상처를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어떤 물체의 제일 끝단 (생선가시 도 뼈의 최 외곽 아닌가) 그럼 이 가시는 어디서 왔을까?

혹시 '가+시'는 아닐까? 사전의 제일 앞 '가' 항목을 살펴보자.

"가 : 넓이를 가진 물건의 가장 바깥쪽 부분, 어떤 것을 중심으로 한 그 둘레." 여기까지는 열추 '가시'와 의미가 닿아있다. 그렇다면 시는? 뭐가 있을까?

한글 표현 중에는 '시' 나 '씨'에 흥미로운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한자를 살펴보자.

"화살 시 (矢) : 화살, 산가지(셈용 막대기), 똥, 곧다, 정직하다, 베풀다, 늘어놓다, 시행하다, 맹세하다, 어그러지다."

가+화살 이 된다면 얼추 가시가 그럴듯해지는 것 같다.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08화 예고 '가위'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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