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X
'가위'라고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것이 맞아서 뻔하고 단순한 것 같지만 의외로 이 항목을 중심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으니 오늘도 인내심을 갖고 읽어보면 어떨까?
먼저 가위, 가위바위보, 가위질 로 이어지는 가위의 항목 중 '가위'의 의미를 한번 살펴보자.
"가위 : 종이 옷감 머리털 따위를 자르는 기구, 가위바위보에서 엄지와 집게를 벌려서 내민 것 /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명절의 하나로, 음력 팔월 십오일 (추석, 한가위)"
어렵지 않은 내용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위도 알고 있고 한가위도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 이 이야기를 조금 복잡하게 할 사전의 항목으로 이동해 보자. '가위'보다 앞서 나오는 '가운데'를 살펴보자.
"가운데 : 겉이 아닌 속 부분, 둘의 사이, 일정한 무리의 안, 일 따위를 하는 동안"
'가운데'의 사용은 가운뎃 다리, 가운뎃 소리, 가운뎃 손가락으로 이어지는데, 흥미롭게도 가위2 의 의미로 추석명절인 한가위가 등장한다. 음력 8월 15일 팔월 한가위. 절기 상으로 본다면 한 가을. 가을의 한가운데 추석이 있다. (가을 가운데 -> 가위??) 어째 슬슬 재미있어지지 않는가?
지금 내가 보는 초등 새국어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가위의 사용 중에 '가위표' 또는 '가새표'라는 항목이 있다. 흔히 X라고 이야기하는 교차 형태를 갖고 있다. 가위 모양을 닮았고 또 두선이 교차하는 교차의 '가운데'를 지니고도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물어볼 수 있다. '가운데'는 그럼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뭔데?
가위의 어디? 라는 생각은 어떨까 사전의 '데' 항목을 보자.
"데 : 곳, 경우 처지, 일 것" 장소를 지정하는 '데'라는 표현이 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많이 쓰는 표현 중에서는 뭐가 있을까?
"어디인데?"
한바퀴 돌아서 이번에는 한자어로 가보자.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어쩌면 사람들이 많이 썼기 때문에?)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초등 새 국어사전에도 이 항목이 있다.
"각 (角) : 모난 귀퉁이 한 점에서 그은 두 직선으로 이루어진 도형"
자 무리한 상상의 나래를 위한 질문을 던질 차례다.
우리말 가위의 표현을 '가위' 그 자체로 볼 수도 있지만 상상한다면 '가+위' 인가? 로도 상상할 수도 있고 '가운데 위' 인가? 로도 상상할 수 있다. 혹은 '각+위' 까지 상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더 하자면 "각의 뿔, 그 한 점은 가운데 인가?" 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9화 예고 '간'을 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