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간-'을 읽다

간 근 건 흔

by 이훈보

'간' 항목은 크게 3가지 '간'으로 시작되는데, 그 처음은 순우리말 '간'으로 되어 있다.


"간 : 음식의 짠 맛을 내는데 쓰이는 재료, 음식의 짠 맛의 정도"


그 외의 '간'은 간(肝) : 동물의 내장과 간(間) : 사이 또는 동안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고 그 이후로는 '갇히다' 전까지 간으로 시작하는 다양한 항목들이 이어져 있다.


오늘 살펴볼 것은 제일 위에 음식과 관련된 '간'이다. 저 간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일까?


(여기까지는 이후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선 '간'이 들어가는 표현 중에서 우리말 표현들을 먼저 알아보자.


간간하다 간니 간데없다 간드러지다 간들간들 간들거리다 간밤 간수 간장 간지럽다 간직 간추리다 간하다


초등 새국어 사전에도 올라가 있는 한자어 간(肝)과 간(間)과 음식의 짠 정도를 이야기하는 우리말 '간' 은 이렇다 할 연관 관계가 없어 보인다. 이 '간'의 응용을 먼저 살펴보자.


간간하다. 간장(-醬), 간하다 가 있다. 이 중 간장의 장(醬)은 젓갈 장 임을 보면 그리고 간을 하는 작업이 먹기에 적합한 정도를 조절하는, 그러니까 먹을 만한 간격을 잡아간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간' 은 사이를 이야기하는 일정 범위의 이미지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도 꽤 미묘한 간격. 좁은 폭을 떠오르게 한다.


그럼 이것과 무관한 것들을 살펴보자


"간니 : 젖니가 빠진 다음 대신 나는 이" 이때의 '간'은 "갈다 : 이미 있는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다"에 가깝다.


"간데없다 : 지금까지 있던 것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사라지고 없다." 가다+곳+없다. 지난 회차(8회)에서 이미 '데'의 의미를 살펴보았으니 적지 않기로 한다.


이다음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간드러지다. 간들간들, 간들거리다. 간들대다 로 이어지는 흐름 중 '간들거리다'의 의미를 보자.


"간들거리다 : 작은 물체가 자꾸 이리저리 흔들리다."


이것을 보면 떠오르는 다른 표현은 뭐가 있을까?'흔들거리다'는 어떨까? 그렇다면 흔들거리다는 어떤 원형을 가질까 '흔들다'를 떠올리기 좋다. 그리고 간들과 흔들 사이에 근들이 존재한다.


"근들거리다: 물체가 이리저리 조금 가볍게 자꾸 흔들리다.(네이버 사전)"


기왕 본 김에 가장 큰 표현인 '흔들거리다'도 좀 더 살펴보면 '흔+들다'로 본다면 어떨까? 한번 나눠보자.


"흔 : 마구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네이버 사전)"

"들다: 밖에서 속이나 안으로 향해 가거나 오다"


간은 근보다 작고 근은 흔보다 작은 폭이라고 한다면 얼추 끼워 맞춰지는 듯하다.


재미삼아 이야기하자면 '건들거리다'도 있다. "건하다: 아주 넉넉하다, 거나하다"의 준말


'간밤'의 경우는 가다+밤의 확률이 높고 / '간수' '간직'의 경우는 간+지킬 수(守) 간+직책 (맡다) 직(職)을 생각하면 위에서 이야기 했던 '간'의 사이와 폭의 의미가 더 강하다. '간추리다'는 간+줄이다.


이제 남은 것은 간지럽다 인데


"간지럽다 : 무엇이 살에 닿아 가볍게 움직일 때 참을 수 없이 자리자리한 느낌이 있다"


비슷한 표현은 '근지럽다' '근지럽다'는 간지럽다의 큰 표현으로 위에서 '간'과 '흔' 사이에 '근'이 있다. 간지럽다, 간질간질과 마찬가지로 근질근질 또한 존재한다.


11화 예고 '갈-'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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