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정치적 정당성이 갖는 힘은 얼만큼일까?

by 이훈보

그늘의 인간 번외편.


원래 이런 글 쓰기는 안 좋아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 정리해 둘 겸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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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막연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비결이 뭘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봤지만 솔직히 알 수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었다. 외교란 것은 복잡하고 결과만 보일 뿐 과정이 공개되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냥 시중의 농담처럼 잘생겨서 눈을 꿈벅거리기만 하면 동료가 되느니 하는 농담들에 '그런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할 뿐이었다. 그러다 오늘 UAE 왕세제의 환대를 보니 이제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의문이 들었다.


미국이나 북한, 중국, 일본과 같은 밀접한 국가들 사이에서 훌륭한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왜 저곳에서 까지? 하는 의문이 문득 든 것이다.


이 아래로는 순전히 추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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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만나러 갈 적에 나는


'지극히 평화로운 방법으로 시위를 하고 탄핵을 이끌어낸 국민들이 선출한 인권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중국에게 좋은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한 일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정치 체계나 현 상황을 보면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두 인물이 나란히 서 있을 때 그 장면을 보는 사람들이 갖게 될 궁금증.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누구고. 어떤 삶을 살아왔고 한국 안에서 그가 당선되기까지 어떤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느냐?"라고 했을 때, 통치자 입장에서 떨떠름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와도 닿아있다. 북한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나는 아주 단순하게. 동일 선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장기적으로 통치력의 유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고 생각했다. 어찌되었든 사람들은 언젠가 우리도.. 하면서 미래를 확장해서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때는 그저 '저렇게 함께 서있는 게 장기적으로 안 좋은 것 같은데..' 하고 잊고 말았다.


그런데 오늘 문득 UAE 왕세제의 환대를 보고 생각하다 보니 전혀 다른 방향의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우선 대통령과 영부인 청와대가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니 제외하고.




'2018 대한민국의 외교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외교란 것은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의 산업 역량을 생각하면 주고받을 것이 있겠지만 요 앞에 시장만 가도 같은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잔뜩 한데 단순 산업 역량만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쌓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 이외의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순간 2018년 한국이 갖고 있는 정치적 정당성이 떠올랐다.


세계 역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평화적인 시위를 펼치고 법과 합의를 통해서 정당하게 권력 일인자를 교체한 나라의 높은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는 것이 세계 무대의 '정치'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 지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현대에 들어 크게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어려운 환경을 벌써 몇 차례나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다. 그리고 그 역량은 2016년 말부터 2018년 지금까지 유효하다.


그러니까 당장 자국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빛나는 정치적 정당성(배경)을 갖고 있는 한국의 대표와 나란히 선다는 것 자체가 자국에서 정치적으로 힘을 받는 상황이 아닐까?


각각의 국가가 당장은 왕정이나 독재 국가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민주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다 하더라도 단기적 상징성은 뛰어나니 말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 인물 자체의 자세와 능력 신뢰도 그리고 국가 기관의 능력도 한몫을 하겠지만 그 중심에는 2016년 부터 2018년 까지 한국 국민들이 이룬 정치적 성과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괜한 이야기 인것 같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상상이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국민들 모두 그런 역사적 배경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해 어깨 펴고 뿌듯해 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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