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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헌 작가 Nov 26. 2022

게임은 인생의 8할이었지만 나를 성장시켜주지 못했다.

삶은 게임이 아니었다     


“나 요즘 엘리자벳 돌고 있어, 너는 뭐 돌고 있어?”     

뮤지컬 덕후들은 ‘회전문 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하나의 공연을 보고 또 보는 관객을 ‘회전문 관객’이라고 명칭 한다. 뮤지컬 업계에서도 ‘재관람 할인’ 서비스를 두어 재관람하는 관객들을 위해 티켓 가격을 10~20% 정도 할인해준다. 한번 관람했던 티켓을 소지해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뮤지컬을 한번 보는 건 어려울지라도 뮤지컬에 빠지는 건 한순간이라고 말한다. 물론, 뮤지컬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극장 회전문이 날 맞이하는 순간,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듯했다.      


꿈을 꾸면 다른 세상과 연결된다. 그 결과 나는 작가가 되었고 현실 세계에서 이상주의자를 만나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인생의 전환점이자 인생 배움이다. 글을 쓰며 내 미래를 스케치하고 있다. 글을 쓰는 건 내게 아주 작은 시작이었다.      

게임은 즐거움을 주었지만, 일시적이었다. 늙지 않고 영원한 삶을 살 수 있었더라면, 게임을 포기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내 삶의 이유는 게임이 아니었다. 게임으로 목에 디스크가 생겼다. 그리고 남들보다 초라한 스펙. 나는 변해야 했다. 좀 더 다른 삶을 마주하고 싶기 때문이다.     

 

“가슴이 두근거려. 널 만난 그 순간 기적 같아. 꿈꾸는 너의 두 눈동자에 난 눈을 뗄 수 없었어. 강렬하게 사로잡는 너의 생각, 너의 신념, 너의 의지 그 속에 너. 이제껏 나 살았던 인생들 모든 걸 다 의심했던 순간, 태양처럼 다가온 널 보며 그동안 나 얼마나 초라한지 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너의 꿈속에서 가사 中》 

나는 뮤지컬을 보러 가는 길에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다음에 혼자가 아닌 둘이 돼서 오기로, 내 세상에서 좀 더 성장하고 뮤지컬 다시 관람하러 오겠다고 혼잣말을 한다. 게임이든 현실이든 성장이 중요하다.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레벨업’을 해야 한다.    

 


뮤지컬을 취미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게 뮤지컬이란 존재는 무엇일까? ‘인생은 뮤지컬이다’라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이렇게 말하면 누가 공감을 해줄까. 뮤지컬은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었다. 뮤지컬을 보며 새로운 삶을 꿈꾸었다. 뮤지컬을 관람하는 동안 다른 세상으로 접속하는 시간이었고, 내게 꿈같은 시간이었다.       

지금 이 시각에 글을 쓰는 게 신기하다.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 글을 쓰고 있다. 뮤지컬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쓸 때 귀에 들어오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를 키워드로 사용하여 블로그 포스팅 또는 인스타 피드를 만들 때 사용한다. 대중가요이든 뮤지컬 음악이든 상관없다. 나에게 필요한 걸 선택하면 된다. 그동안 대중음악만 즐기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뮤지컬 음악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뭐든지 한순간에 변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라서.     


뮤지컬은 전개가 빠른 편이다. 정해진 시간에 모든 이야기를 담기엔 부족한 시간일 것이다. 그래서 질질 끄는 게 없다. 인생은 짧다고 말하는데 너무 길게 봤던 것 같다. 극 중에 주인공은 늘 시련이 닥쳐온다. 그 현실을 벗어나려 애쓰기도 하고 늘 운명 앞에 맞선다. 대가 없는 성장은 존재하지 않듯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게 성장 과정이다.


만약, 뮤지컬을 처음 본 날 감명 있게 보지 않았더라면, 메모장에 글을 쓰는 습관을 두지 않았을 것 같다. 내 삶의 일부가 되지도 않았을뿐더러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했을 것 같다. 그날 뮤지컬 배우처럼 멋지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신이 내 삶을 외면할 때 더 단단해져야 한다. 인생에서 겪었던 어려움보다 더 큰 시련이 닥칠지도 모른다. 옆에 내 손을 잡아줄 사람마저 없다면 괴로워서 견디기 힘들 것이다. 대부분의 뮤지컬은 왜 ‘신’을 찾을까. 스스로 무너지고 다른 이들에게 저주받아도 신을 원망한다. 신격 모독이 아니라,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있다.   

  

인생은 회전문처럼 돌고 돈다. 내가 맴도는 범위에서 벗어나거나 확장하게 되면 또 다른 땅을 밟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영역을 확장하지 못한 채 갇혀있다면 벗어나는데 큰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 막다른 지경에 이르러야 사람은 변하게 된다.

주인공은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해 나아간다. 그 과정은 고통이 따라온다. 지금 힘들지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야 하며, 그게 사람이든 음악이든 중요하지 않다. 세상이 너무 무심하여도 때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버티고 성장하다 보면 꿈꾸었던 꿈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글을 쓰며 그 꿈속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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