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말하는 음악론
앨범을 하나의 거대한 정원이라 한다면, 저는 가사와 멜로디를 식물의 작은 '씨앗'이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씨앗'이 많다면, 그만큼 좋은 정원을 구상할 수 있는 청사진들이 많아지죠. 그만큼 '씨앗'의 힘은 압도적이고, 강력합니다.
정원은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정원의 디자인과 컨셉을 정하고, 흙에 있는 돌을 골라주고, 씨앗에 물을 주고, 가지를 쳐주는 등 정원을 가꾸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그래야 아름다운 꽃을 보며 사람들이 거닐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 탄생합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리메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미 본 아름다운 정원에서 쓰인 '씨앗'을 다른 곳에 쓰는 행동이 원작을 훼손하는(?) 혹은 원작에 묻어가려는(?) 행동이라 보니까요.
그리고 그 정원이 너무도 유명한 곳이면, 더 그렇겠죠. 최근에 '서태지 데뷔 25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메이크나 커버가 단지 '복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씨앗은 똑같을지언정, 토양이 다르고, 가지를 어떻게 치는지에 따라 식물의 꽃과 가지의 모습이 달라지거든요. (그런다고 리메이크가 원곡을 압도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건 저도 무리라고 생각.. )
개인적으로 서태지 솔로 1집 타이틀곡 'Take Five'를 가장 추천합니다. (아마 윤하가 불러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