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욕심 많은 사람을 보면 말한다. “저 사람 참 욕심 많다.” 돈도 더 원하고, 사랑도 더 원하고, 인정도 더 원하고, 기회도 더 원한다. 겉으로 보면 이미 충분히 가진 사람처럼 보이는데도 어쩐지 계속 더 가지려 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쉽게 판단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진료실에서 오래 사람을 보다 보면 조금 다른 장면이 보인다. 그 사람은 어딘가에서 채워지지 못한 경험을 오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사람은 인정을 지나치게 원한다. 작은 칭찬에도 크게 반응하고 칭찬이 없으면 금방 불안해진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더 성과를 내고 더 보여주려 한다. 겉에서 보면 왜 저렇게까지 인정받으려 할까 싶지만 그 사람의 마음 안에서는 이 질문이 계속 반복된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어릴 때 충분히 인정받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질문을 그렇게 자주 하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사랑을 받으면 잠시 따뜻해졌다가 곧 다시 불안해진다. 그래서 더 확인하고 싶어진다. “정말 나 사랑해?” “변하지 않을 거야?” “나 떠나지 않을 거지?” 상대는 점점 숨이 막히고 그 사람은 점점 더 확인하고 싶어진다. 이때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왜 그렇게 집착해?”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사랑을 충분히 안전하게 경험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사랑이 오면 받는 것이 아니라 놓치지 않으려고 붙잡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충분히 경험해 본 사람은 의외로 덜 욕심을 낸다는 것이다. 충분히 사랑받아 본 사람은 사랑을 과하게 요구하지 않는다. 충분히 인정받아 본 사람은 인정을 집요하게 구하지 않는다. 충분히 안전했던 사람은 관계를 그렇게 불안하게 붙잡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경험이 이미 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내적 자원(internal resource)이라고 부른다.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은 밖에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찾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의 과한 욕심을 볼 때 조금 다른 질문을 해볼 수도 있다. 저 사람은 무엇이 부족해서 저렇게 붙잡고 있을까.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 부족해서 이렇게까지 원하는 걸까. 욕심은 항상 탐욕의 증거는 아니다. 가끔은 오랫동안 채워지지 않았던 마음이 세상에게 보내는 조용한 신호일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