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정 Mar 13. 2019

햄릿은 알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은 죽느냐? 사느냐?로 고민했던 햄릿에게도 쉽지 않았을 문제다.


"내 말이 너한테 상처를 줬다고? 그런데 말이야, 네가 나한테 했던 행동들을 생각해 봐. 이 세상에 일방적인 게 있어?"라고 그가 말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순서를 정할 수 없듯 모든 일들은 상호적이고, 그 어떤 특정한 일 하나가 그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테니... 당신 말도 맞네... 인정!!! ”


그의 말이 논리적으로 빈 구석이 없어 보여 말끝을 흐리며 내가 말했다.


그리고 이어 "그러니까 내가 당신의 말이 나에게 상처를 줬다고 하면, 당신의 그 말은 이전의 나의 행동 때문이고, 나의 그 행동은 당신이 이전에 했던 말에 대한 반응이었고, 또 당신이 그 말을 했었던 건 내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란 말이지? 그러니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to be... or not to be라는 질문에 도달할 수밖에 없겠네.."


체념한 듯한 나의 말이 끝나자 그의 얼굴에 승리감인듯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런데 그거 알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닭과 달걀에게 물었데


그러자 닭은  <음... 글쎄... 내가 어디서 왔을까 생각해 보니, 달걀에서 왔어. 그러니 달걀이 먼저인 것 같네...>

그 말을 들은 달걀은 <아니야... 나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한건 닭이니 닭이 먼저지>라고 했데... 우~~ 닭의 통찰이란!!!”


그의 얼굴에 잠시 어렸던 승리감이 당혹감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당당하게 내가 말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닭대가리"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 될 것 같아"





매거진의 이전글 도망가는 게 능사는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