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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정 May 10. 2019

인생의 비밀스런 목적지

삶이 베푸는 호의

마르틴 부버가 이야기했다.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인생이 신비로운 이유는 바로 그 비밀스러운 목적지 때문이다.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니 나 또한 방황 끝에 만난 비밀스러운 목적지 덕분에(혹은 때문에)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되었다. 물론 그 방향이 꼭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인생의 사건들 속에서 우리는 다음 여정을 계획하거나 눌러앉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물론 그 순간의 선택이 비밀스러운 목적지로 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비밀스러운'이란 단어가 품고 있는 분위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목적지를 환상적인 어떤 곳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어렵게 도착했는데 그곳은 폐허가 된 돌무더기 밭일 수도, 한 발 한 발 내딛기도 어려운 진흙 밭일 수도, 빛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암흑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연히 도착한 그곳이 어떤 곳이든 우리가 할 일은 그 목적지가 내게 감추고 있는 비밀을 푸는 것이다. 이 곳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지금 이 곳에서 만난 이 사람은 내게 무엇을 가르치기 위한 존재인가?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도착하게 된 수많은 비밀스러운 목적지의 '비밀'을 푸는 일.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해야하는 일이고, 그 모든 과정이 곧 삶의 목적인지도 모른다.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 그리고 우리가 겪는 모든 사건들을 호기심의 눈길로 깊게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호의를 느끼듯 우리의 삶 또한 삶의 비밀을 풀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느끼지 않을까?


어쩜 비밀스러운 목적지로 우리를 데려간 순간부터 삶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것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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