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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정 Apr 08. 2020

사실 우리는 예술 속에서 살고 있다 2)

1일 1글 시즌4 [episode 10] 미술감상은 처음인데요_02

https://brunch.co.kr/@insightraveler/208


(어제 글에 이어서)


A 씨가 SSG광고를 보면서 주문한 라면은 진라면이었다. 평소에 먹던 라면봉지와 달라 디자인이 바뀌었나 물어보니 주인은 30주년 기념 패키지라고 전했다. 제품에 미술작품을 접목시킨 아트 패키지를 활용해 덕을 본 기업들이 많은데 오뚜기와 종근당, 동원 F&B가 대표적인 사례다. 오뚜기는 호안 미로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진라면 30주년 에디션'을 출시했고 이후  진라면은 시장점유율을 28%까지 끌어올리며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품에 예술작품을 적용시킬 경우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상품을 프리미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으로 패키지를 만든 종근당의 펜잘, 우유팩에 명화를 넣은 동원 F&B의 덴마크 우유 시리즈가 아트마케팅으로 재미를 보았다. 


호안 미로는 추상미술에 초현실주의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을 만든 예술가로 피카소·달리와 함께 스페인 3대 거장으로 꼽힌다.




A 씨가 분식집 계산대에서 본 막대풍선으로 만든 강아지 모양의 장식품은 미국의 작가 제프 쿤스의 벌룬 독(ballon dog)의 미니어처 장식품이다. 제프 쿤스는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 중 한 명이며 그의 벌룬 독 Orange는 2014년에 이뤄진 경매 중 가장 높은 금액인 38,859,600유로에 낙찰되었다. 한화로 515억이 넘는 금액이다. 아무리 마음에 든다고 해도...참고로 귀여운 미니어처는 2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A 씨의 독서모임 주제도서인 '달과 6펜스'는 후기 인상주의 화가인 폴 고갱을 모델로 만든 서머셋 모옴의 소설이다. A 씨가 책의 표지에 그려져 있는 남자의 인상이 맘에 들지 않다고 여겼는데 이는 당연하게도 고갱의 자화상이다. 폴 고갱은 소설 속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영국 화가로 등장한다. A 씨가 손에 들고도 무심코 지나쳤을 책의 표지에는 고갱의 명작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의 일부가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가상의 상황이지만 A 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8개의 예술작품과 직, 간접적으로 조우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듯 벌어먹고 사는데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예술 특히 미술작품들은 이미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누군가는 미술작품을 활용해 더 나은 마케팅을 하고, 누군가는 그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인문학적 사고를 하고 통찰을 얻기도 한다. 


당신은 어떤가? 미술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나? 당장 벌어먹고 사느라 미술 감상할 여유가 없는가? 그림은 너무 멀리 있고 어렵고 고리타분한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할 수 없다. 당신은 그저 그 자리에 있으면 된다.


이건 비밀인데... 미술로 가득한 세상은 위로와 즐거움과 혁신과 통찰이 넘쳐난다. 미술을 통해 매일 매일 발견하는 새로움들이 내 머릿속 DB와 씨실 날실로 짜맞추어지면서 통시적, 공시적 깨달음을 얻게 된다. 미술로 보는 세상, 이거 정말 좋은데 뭐라고 말할 수가 없네....


궁금하면 뭐 한 번 들어와 보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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