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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정 Apr 22. 2020

완벽한 위로

1일 1글 시즌4 [episode 24]

아이패드에 저장된 음악 중 '고요와 평안'이라는 재생목록이 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싶을 때나 위안이 필요할 때 듣는다. 오랜만에 구두를 신고 나갔다 온터라 몸도 지쳤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어 마음의 짐도 생겼다. 몇 개의 음악 중 리스트의 '위로'란 곡이 오늘의 나에게 말을 건다. 리스트가 1849~1950년 사이에 작곡한 6개의 위로(consolations)중  3번 D flat major다.                                                                                                                                                                                                                                                            

리스트가 비트겐슈타인 대공 부인인 카롤린과 사랑에 빠져있던 행복한 시기에 작곡한 곡으로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제목처럼 나를 위로한다. 달콤하면서도 애절하게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선율은 클림트의 작품 '아터제 호수'를 떠오르게 한다.


에로틱하고 화려한 여성의 모습을 많이 그렸던 클림트는 말년에 그의 연인 에밀레와 함께 오스트리아 북부에 있는 아터제 호수를 자주 찾았다. 클림트는 주문을 받고 그렸던 많은 에로틱한 그림들과 달리 아터제 호수 주변의 수수한 모습 그리기는 것을 더 좋아했다. 빈에서 이미 유명세를 떨치던 자신을 시기하고 배척하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던 휴식처에서 평생의 연인이었던 에밀뢰와 함께 한 시간은 그에게도 '위로'의 시간이었을거다.


 구스타프 클림트  Attersee  1900



1950년에 작곡된 음악과 1900년에 그려진 그림이 있는 2020년의 오늘. 타닥타닥 키보드를 치며 하루를 마감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완벽한 위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Iaa1qZB7FE 호로비츠가 연주하는 '위로 3번  D flat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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