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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정 Apr 25. 2020

죄책감의 원인은 무기력이었다

1일 1글 시즌4 [episode 27] 필사노트; 문제는 무기력이다

문제는 무기력이다 / 박경숙 지음



게으름은 내부에서 생겨나며 일종의 습관 같은 것인 반면, 무기력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유기체를 반대하는 자극 때문에 의식과 무의식에 남게된, 행위하지 않으려고 하는 힘이다. 따라서 무기력이 게으름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극복하기도 더 어렵다. 또 게으름의 모습은 외부에서 쉽게 드러나지만 무기력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무기력한 사람중에는 겉으로는 부지런하게 보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정말로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쉬운 일이거나 중요한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엉뚱한 시간을 보내는 예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를 속이는 셈이 된다. 그래서 무기력을 '은밀히 속이며 인생의 발목을 잡는 강력한 방해자라고도 부를 수 있다. 





역사속 영웅들의 인생을 통찰한 윌 듀런트는 저서 [역사 속의 영웅들]에서 이렇겍 말했다. 누구나 한 번쯤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고 피곤한 가운데 단잠을 잔 경험이 있으리라. 하루하루를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다. 발달 심리학자들도 윌 듀런트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들은 '모든 발달 단계를 제대로 거친 사람은 노년기에 통합을 이루고 편안한 삶을 누린다'고 보고한다. 각 연령에서 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행한 사람이 편안한 노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자신의 나이와 위치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건강한 사람이다. 10대 학생이 할 일과 40대 가장이 할 일은 다르지만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그들의 인생이 열린다. 하지만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미래는 재앙이 된다. 그러므로 학생은 공부해야 하고, 세일즈맨은 매일 고객을 만나야 하며, 운동선수는 매일 몸을 단련하고 경기장에서 훈련을 해야 한다. 이렇게 건강한 사람만이 결과물을 내고 삶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답은 하루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가는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하루가 쌓여 일생이 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인생을 살려면 하루하루를 승리로 장식해야 한다. 매일매일 승부를 걸어 내가 이긴 날이 많을 때 인생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오늘 하루를 허비한다면, 미래는 불투명해지고 절망이 스스로를 잠식한다. 그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사람의 마음은 하루 치만큼 병든다. 한 달을 하지 못하면 병은 조금 더 깊어진다. 일 년을 허비한다면 그 병은 만성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10년이상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겉으로는 직장에 잘 다니고, 가게를 자 꾸려가는 듯 보이지만 이들은 진짜 인생을 살지 못하다. 이들은 매일 불안함과 죄책감에 떨면서 불면의 밤을 보낸다. 어쩔 수 없이 내일을 기다리며 겨우 잠들지만 비슷한 상황이 또다시 반복된다. 




두 달간의 내 모습을 관찰하고 쓴 글인가싶어 찔끔 거리며 읽다가 결코 두 달 간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10년 넘게 지속해온 곰삭은 무기력이 바로 나를 지배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매일 느끼는 막연한 죄책감의 원인을 찾았으니 해결 방법도 알려주겠지, 오늘은 책 읽는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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