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하고 집요한 생각의 전개가 쉽지 않다.
치열하고 집요한 생각의 전개가 쉽지 않다. 아니, 그보다는 펼쳐진 생각들을 말과 글로 꺼내는게 쉽지 않다. 행동거지의 연약함과 훤히 보이는 내 위선이 말과 글을 붙든다. 언어가 있고 생각이 있고 세계가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다듬자는 다짐으로 꾹꾹 누른다. 때론 누르다보니 부서지고 흩어진다. 정신머리에 여유가 없이 허덕이며 근근히 사는터에 생각의 조각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돌아보면 소년 시절에도 힘들고 어렵던 어떤 때가 있었지만, 한편으론 특별한 목표를 딱히 세우지 않고 원하는대로 풀렸던 걸 기억한다. 모진 환경 속에서도 구김살없이 넉넉히 용서하고, 나중에 이해하느라 혼자 애끓었지만 괜찮다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 예전만큼 무언가 보이지 않고 선명하기는커녕 흐릿하지만 아마도 훗날 돌아보면 지금의 이 근근한 삶조차 아름답고 소중할 것이다. 그렇기에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겉과 속이 같다는 것은 인간에게 지독히도 끔찍한 일이다. 실은 누구든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더 간파하기에 끔찍하다 표현하는 것이겠지만 그 역시 너무 순진한 생각일 뿐. 실은 그래야 한다. 겉과 속이 같아야 행복하다. 진실하다는 것은 모든 옷을 훌러덩 벗어 제끼는 것만을 뜻하지 않기에 두려워말자. 날 다독인다. 그런 나이길. 만약 그러하다면 어느날부턴가 치열하고 집요한 생각이 절로 펼쳐질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