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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니어 Dave Near Jun 28. 2017

1월에서 6월까지

2017년의 절반을 마무리하며

#1월에서6월까지

음악가이자 프레토라는 회사의 대표로서 정말 분주했던 상반기를 돌아봤다. 몸도 축나고 맘도 쇠잔해진 면이 없지 않지만 평가들을 하면서 새로운 힘도 얻는다.

의미를 찾는다면, - 자 여기부터 산전수전 다 겪은 분들은 패스하세요 :) - 오랜시간 멋진하늘에서 시도했던 공연들이 이제 규모와 인지도가 생기고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이다. 2012년에 재즈 공연들을 했을 때 느꼈던 여러 아쉬움들이, 시설과 홍보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그리고 마케팅 부분에 여러 루트가 생기면서 크게 보완되고, 작년과 올해 말그대로 성과가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만듬새가 발전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2012년에 1년동안 매주 방송했던 비디오 팟캐스트를 통해 살펴본 한계들을 작년과 올해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

‘김프로쇼’, ‘재즈가 알고싶다’는 제작자로서 음향인건비, 시설사용료 등을 오랫동안 투자하는게 정말 쉽지 않았다. 방송에서는 사비로 제작한 듯한 제스처가 있었지만 엄연히 회사 비용으로 투자해서 이끌어온 회사의 콘텐츠다. 그리고 ‘우리들의 낙원상가’와 상가 번영회 사장님들의 협력이 없었다면 ‘재즈가 알고싶다’, ‘김프로쇼’의 제작비를 충당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리부트한 김프로쇼에는 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재즈가 알고싶다는 ‘벅스’와 함께 하면서 연주자들에게 소정의 출연료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 김프로쇼는 쉬고 있었지만 나라의 여러 변화가 일어나면서 시민들과 함께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컨셉으로 리부트되었고, 작년 가을, 문을 닫을 뻔 했지만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며 이어간 ‘재알’을 통해 계속해서 여러 좋은 만남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을 통해 꾸준함과 축적의 의미를 더 깨닫는다.

작년 재즈나잇과 재즈데이는 매출규모는 나름 적지 않았지만, 연주자 개런티와 여러 인건비 및 프로덕션에 들어간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해서 이익율이 높지 않다. 그래도 손해는 보지 않았고-기획, 진행 인건비를 모두 계산한다면 좀 달라지지만 ㅎ - 여러 팬덤을 만들어내고 이 동네에 이야깃거리가 되어 모종의 모멘텀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더 성심껏 즐겁게 달려갈 일이 남았다.

무엇보다 ‘아트라운지 멋진하늘’에서 열린 여러 공연과 영화(루프탑 사일런트 시네마)가 반응이 좋았다. 매회 매진에 가까운 관객층이 있었다. ‘우리들의 낙원상가’와 함께

‘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나다’
‘송영주의 A Night In Seoul’
‘고상지 트리오의 한 여름 밤의 남미 여행’

‘비긴어게인’, ‘말할 수 없는 비밀’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등 공연 3개와 영화 4개를 런칭했고 보람을 느꼈다. 손해는 있어도 영화평론가 이동진을 모시고 '서칭포 슈가맨'도 재밌게 했다. 심은 곳에서, 뿌린 곳에서 꽃피고 거두는 일의 의미를 견디며 배웠다. 그 덕에 토요일에 거의 쉬지 못해도 사람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 보며 견딜 수 있었다. 공연을 온 연주자들과 그들의 매니저들이 공연장도 좋아한데다 잘 모르던 기획사가 의전부터 디자인과 계약, 정산에 이르기까지 디테일한 부분에서 물흐르듯 해서 너무 좋았다는 평을 해주셔서 그게 제일 기뻤다.

음원의 경우, 윤딴딴, 동네빵집, 로켓트아가씨, 얼랏제이, 이원중, 데이브니어 등의 음원들을 발매하면서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다. 물론 음악적인 부족함은 처절하게 느꼈다. 여러 일들로 아티스트들 중 독립하게 경우도 있고 이제 다시 정비를 하는 시즌이다. 이 부분이 가장 오랫동안 하고 즐겁게 하던 일이고 여러 계획들이 있다. 재즈와 관련된 부분도 음원/음반/공연을 보강할 예정이라 하반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콘서트:휴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10번의 공연을 통해 소규모 공연이지만 배우는게 많았고 느끼는게 많았다. 10주간의 일정 속에 연주자들에 대한 짝사랑은 더 커진 것 같다. 그리고 ‘재즈히스토리 렉처콘서트’의 6주간의 코스를 통해 이 콘텐츠들이 가진 힘과 미래를 가늠해봤다.

자신이 한 일을 모두 나열한다면 누군들 이 정도가 없겠나. 하나 하나 의미를 두고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모두 다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를 발견하고 감사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이 내일을 위한 길이겠지. 어설픈 따뜻함보다는 냉철하게 이타적인 내가 되길 바란다.

직관에 의존해야 할 부분들은 이어가고, 좀 더 객관적으로 나와 회사를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부끄러움 가득하다. 조금은 덜 수줍으면서 하지만 마땅히 할 일을 하면 좋겠다. 아직까지 방향이 산만하다. 내 방향을 좀 더 가다듬고 넉넉하게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왜 이리 주저리 주저리 쓰냐면 후달려서 그런다. 나 스스로에게 목이 말라서. 어설픈게 싫어서 그런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하니까.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하챦은, 귀여운, 닭살스런 글이겠는가. 그럼에도 쓴다.

상반기를 이렇게 마무리한다. 부족함에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하반기 첫 공연을 준비한다. 이번 주에 있는 JAZZ DAY다. 많이들 오셨으면.

#홍보로살포시마무리 #잡감
#이촌동햄버거집지하상가덮밥집도가고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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