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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브니어 Dave Near Jul 08. 2020

번아웃에 번아웃을 더하다

재즈가알고싶다/클래식이알고싶다 시즌5를 시작하며

#뉴시즌 #번아웃에번아웃을더하다

지난 4년동안 재즈/클래식과 관련된 1,500개의 에피소드를 만들었습니다. (그전에 관여한 에피소드를 더하면 2천개도 넘겠죠) 하루에 하나 이상의 에피소드를 생산했다는  사실에 어떤 감흥도 못느낄 분들도 계시겠지요. 스쳐지나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니까요.

얼마전부터 내가 가진 것과 내가 갖지 않은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데  에피소드들을 내가 너무 홀대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정말 많은 이들이 함께 수고하고 숨을 불어넣었다는 것을 뜻하거든요. 기획하고 녹음하고 편집하고 알리는 일련의 과정들 곳곳에 사람의 땀과 혼이 불어넣어져 있는 것이죠. 분명한   아카이브가 단순한 스토리를 넘어 굵직한 내러티브를 형성했다는 사실입니다.

방송이 알찬 공연으로 이어져 함께 보람을 느끼는 일도 많았고, 여러 루트로 참여한 아티스트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책도 나오고 강연도 생기고 여러 가지를 상상하고 연결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여러 클럽들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주기도 했고 대중에게 재즈/클래식을   친근하게 여기도록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량적 평가를 정확히   없지만 정성적으로 서로 감사해하며 서로의 가치를 존중할  있기만을 바랍니다) 아무튼  좋은 일이 정말  많았어요. 물론 이런 일들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70-80 힘을 주고도 150으로 보이게 하는 분들도 계신데, 어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제딴에 150 해도 70-80으로 보이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1,500개의 에피들을 바라보니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게 많더라구요. 아카이브된 이야기, 에너지, 정보, 가능성, 데이터, 예측가능한 미래 등을   제대로 엮고 힘을 응축해야겠습니다.

요즘은, 기획에 피로를 느낍니다. 신조어가 피곤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것보다는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나이탓도 있지만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위치에 갖다놓으면 아주 기본은  거란 믿음이  강해져서인데요.  생각에도 물론 나이브한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지점을 어떻게 건드려야 할까 생각하며 삽니다. 여러 피로감을 느끼는 것은 번아웃이 온지   되었는데 쉬지 않기 때문입니다. 1,500개의 아카이브된 하나의 ‘덩이 사실 번아웃에 번아웃을 더한 결과죠.

하지만 사실  번아웃 엄살보다는, 무엇보다 함께 묵묵히 고생하시는 아티스트들 덕분에  결과들을 빚었습니다. 그분들의 실력과 열정에 비할  없는 대우임에 틀림없는데,  일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소중하게 지키며 삶을 다해준 아티스들께 감사할  밖에요. 그래서 어떻게든  그분들께 좋은 것들이 돌아가도록 역할을 다해야겠다는 맘이 굴뚝같습니다.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방송을 들으며 때마다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신 청취자분들, 공연에 오신 관객들께도 새삼스런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쳤다는 투정어린 글을 써볼까 싶었는데 에이~  열심히 잘하자란 생각이 드네요. 최근 시작한 재알 시즌5, 래알 시즌5에서 여러분과 자주 만날  있길 바랍니다.

#steady_and_lo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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