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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다원 Oct 02. 2017

4.바다와 사막을 동시에 품은 도시 '스와코프문트'

'11개국 친구들과 떠난 20일간의 아프리카 횡단기 네번째 이야기'

DAY-6

4시부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떠진 것은

트럭킹 기간에 유일하게 숙소에서 숙박하는

3일 중 2일을 지낼

*'스와코프문트(Swakopmund)'에 간다는

설렘 때문이다. 300km를 이동해야 하지만

부푼 기대감 때문에 하루 종일 이동한다 하여도

기쁜 마음으로 견딜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스와코프문트는 독일 식민지 당시 주요한

항구의 역할을 하여 당시 지은 건물들이

현재까지도 남아있고 가장 신기한 점은

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점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머무는 동안 빨래도 하고

모래와 흙먼지가 잔뜩 뭍은 짐을 전부다

털어내는 게 더 시급했다. 그래야만 남은 13일을

또 흙먼지 속에서 뒹굴 힘이 생길 것만 같았다.


겁먹고 도망치는 야생 지브라 무리

7시 30분쯤 출발하여 길을 달리던 중 아침을

먹고 있던 지브무리를 마주쳤다. 조용히 지나갈

생각이었는데 녀석들은 놀란 나머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겁이 엄청 많은 걸 보니

어젯밤 우물에 찾아왔던 그 녀석들이 틀림없다.

어릴 적 할머니가 자주 보시던 티비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야생 지브라가

내 앞에서 걸음아 나살려라 뛰고 있다니 너무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럭이 큰기침을 하며 갓길에

멈추었다. *'Tropic of Capricorn' 간판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서다. *‘남회귀선’ 

태양이 이 위를 지나는 날이 동지가 되고 다시

북으로 돌아간다. 동지선이라고도 불린다. 

당시에는 그렇게 의미 있는 장소인지도 모르고

사진만 열심히 남겼다.


함께 있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바다와 사막 사이를

가로지르는 기분은 정말 어색했다. 

*'월비스 만(Walvis Bay)'이 보이는 해변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이던 바다 위에 피어있던

수많은 분홍꽃은 다름 아닌 플라밍고였다. 

야생 플라밍고를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평생 볼 플라밍고를 이날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스와코프문트의 각종 엑티비티를 예약 및 관리하는 업체

스와코프문트 내에 액티비티를 거의 전부

관리 및 예약을 담당하는 업체로 이동했다.

스크린에 홍보영상을 띄워 10분간 시청하고

간단하게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액티비티

종류는 쿼드 바이킹, 샌드 보딩, 스카이다이빙,

낚시, 돌고래 크루즈 등이 있고 개인이 희망하는

액티비티를 신청해서 다음날 참여하면 된다.

오전, 오후로 나눠서 하루에 2가지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액티비티 패키지에는 포함되지 않은

항목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각각의 투어 금액을 

확인한 후 예약하면 된다. 나는 오전에 짐 정리와

휴식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오후에

쿼드 바이킹 1시간을 예약했다.

*달러와 랜드 결제가 가능했는데 마찬가지로

환율을 잘 쳐주지 않아서 카드결제가 가장

무난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STAY SWAKOP ' 숙소

원래는 계획된 일정상 시티투어를 진행해야

하는데 일요일이다 보니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라서 숙소에 체크인을 빨리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머무르려 했던 숙소 또한 24명이

다 같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근처에

다른 숙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두 명이서 방

하나를 사용하는데 나는 영국인 크리스와

룸메이트가 되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세탁 서비스'를 확인했다. 빨래망에 빨래를

담아 숙소 직원에게 건네주면 세탁업체에 대신

맡겨주고 다음날 저녁에 숙소에서 다시 받을 수

있다. *(가격 140랜드)


11일만에 처음 외식을 하게 되었다.

저녁 식사는 자유식으로 개인이 희망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되는데 주말 저녁이라 문 닫은 곳이

많고 이동 편이 불편해 림슨이 추천해준 식당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아프리카

레스토랑에서는 오릭스와 지브라, 쿠두, 스프링벅등

한국에선 접할 수 없는 고기류가 굉장히 흔한

메뉴다. 오직 아프리카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며칠 전부터 반드시 먹어보겠다고 여러 번

다짐했었다. 그래서 한국 친구들과 오릭스

스테이크와 비프스테이크 그리고 피자를 주문했다.

오릭스 고기는 실제로 비린 맛도 없고 오히려

소고기보다 훨씬 더 부드럽고 맛있었다.

*(식당 이름: Napolitana)


DAY - 7


일주일 동안 저녁 10시 이전에 잠들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를 반복해서 그런지 7시쯤

일어났는데도 푹잔것 처럼 개운했다.

나는 오후 액티비티를 예약해둔 터라 일행들과

달리 느긋하게 조식을 먹고 여유 있는 아침을

보냈다. 1시 45분쯤 픽업하러 온 업체 측 차량을

타고 쿼드 바이킹 출발지로 향했다.


헬멧을 나눠주고 사륜 오토바이크에 앉아 안전사고

관련하여 주의사항과 수신호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한국인 친구들과 같은 시간대를 예약해서 5명이

함께 한 팀이 되어 가이드 2명이 함께 출발했다. 


모래 언덕 옆면을 사륜 오토바이크로 지나가는

기분은 생각보다 훨씬 더 짜릿하다. 모래에 밀려

미끄러질 듯 하지만 속도감만 유지한다면

문제 될 게 없었다. 오히려 언덕에서 속도를 내지

않으면 언덕을 넘어가지 못해 중간지점에서

멈춰버리곤 한다. 너무 신났던 탓일까 한 시간이

눈 깜빡 한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점심쯤 미리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기 위해

7시쯤 일행들과 로비에서 만났다.

숙소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곳은 바다 앞의

전망이 끝내주는 식당이었다. 

음식을 주문하기도 전 한숨이 먼저 나왔다. 


어제부터 한국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 주제가

아프리카의 ‘식당’ 문화다. 어제저녁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계산하고 나오는 시간까지

총 3시간이 걸렸다. 우리 일행이 20명쯤 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지만 시스템 자체가 시간을

굉장히 허비하게 된다. 오죽하면 Waiting에

관대한 유럽인들 조차 혀를 차는 기다림이었다.


자리에 앉으면 가장 먼저 음료 주문을 받고

음료를 가져다주는데 까지 30~1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다시 음식을 주문하고 받는 데까지는

거의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음식을 먹는 시간은

30분 채 되지 않는데 말이다. 더 기가 막히는 건

결제시간이다. 30cm쯤 되는 영수증을 뽑아오면

한 명씩 자신이 먹었던 음식과, 음료를 찾아 금액을

확인하고 옆사람에게 넘겨준다. 현금결제를 할 때는

영수증 수첩에 끼어넣으면 되고 카드결제는

직원에게 팁을 포함한 금액을 알려주고

결제해달라고 하면 된다. 20명이 한 명씩 위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30분 이상은 족히 걸린다.

결국 오늘 식당에서만 4시간을 소요했다.

밥을 먹고 나왔는데 왜 허기가 지는 걸까

*(식당 이름: Brewer & Butcher)


스와코프문트에서 뉴질랜드에서 온 코릴린과

스위스 사람인 쏘냐가 새롭게 일행으로 합류했다.

코릴린은 스와코프문트-빅토리아 여정을 예약했고

쏘냐는 스와코프문트-빈트후크 여정을 예약해서

왔다. 노메드 트럭킹은 크게는 케이프타운에서

빅토리아까지 이동하는 여정이지만 중간중간

큰 도시를 기점으로 더 짧은 일정으로 참여가

가능한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와코프문트에서 일행이 총 26명이 되었다.



*세계여행중 (17.3.31~)

*네이버뉴스 여행기 연재 (9.22일 종료)

  *유럽 세계여행기 바로가기  

*아프리카 5600km 횡단 완료

*18번째 국가 태국 치앙마이에서

  2달살기중 (~11.16)

* 인스타그램 세계여행 계정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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