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두달살기/ 33일차/ 10월26일/ 국왕장례식
'태국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푸미폰 국왕의
장례식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오늘 치뤄진다.
방콕에서 모든 행사가 진행되고 도시마다
정해진 장소에서 나름의 추모식과 장례식
행사를 치룬다.
푸미폰 전 국왕이 일대기를 인터넷으로 조금
이나마 찾아보았다. 실로 그의 업적은 이방인이
보기에도 참으로 대단했고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태국인들이 진심어린 존경이 이해가 간다.
치앙마이는 컨벤션센터에서 행사가 있다고
하여 두번 다시 경험해 보지 못할 타국 국왕의
장례식에 참여해 보기로 했다.
문을 여는 10시에 시간을 맞춰 마야 쇼핑몰로
향했다. 대부분의 상점들이 오후3시까지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서둘러 집을 나섰다.
*Shabushi
마야 4층에 있는 샤브샤브&스시뷔페.
초밥, 롤종류는 많지 않지만 맛이있고
특히 샤브샤브도 맘에 들어 2번째 방문
이다. 가격은 인당 399바트다.
저녁은 김치찌깨와 삼겹살 구이로 정했다.
삼겹살 구이용으로 500그람을 구매해도
3500원쯤되는 가격이라 부담이 없다.
*JACK Fruit
처음 시도해봤는데 아주 더럽게 맛이
없는 과일이었다. 그냥 정말 별로였다.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마시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에들려 옷을 갈아입었다. 여행자로써
이런 상황을 미리 대비했을리가 당연히 없다.
최대한 검은계열의 옷을 입고 긴바지는 가방에
넣어서 출발했다.
영문 설명이 단 한글자도 없기 때문에 순전히
직감과 추측으로 이해해야만 했다. 분명히
푸미폰 국왕에게 한마디를 적는듯한 느낌이었고
태국인들에겐 신이나 다름없는 국왕이 자신들의
소원과 건강등을 지켜주고 이뤄준다고 굳게 믿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그냥 대상이
없는 내가 하고 싶은 말 몇자를 적어보았다.
장례식이지만 하나의 즐거운 큰 행사같았다.
기쁜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고
섬기면서 나의 예상과는 달리 식장엔 활기가
넘쳤다. (그도 그럴것이 태국은 애도기간만
1년가까이 된다.)
한쪽에 마련된 푸드코트 같은 곳을 길따라
걷다보면 먹고 마실게 너무 많이 준비되 있다.
저마다 환대의 손짓을 보이며 먹고가라고
이야기를 건내주었다.
출발하기전 준비된 옷이없어 걱정스러웠던
마음과 달리 태국인들은 따듯한 눈빛과 말로
우리를 환대해주었다. 이방인들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고 방문자체를 고맙게
생각하는것 같다. 태국에서 마음이 가장
따듯하고 보기 좋았던 곳이었다.
(실제로 국왕을 추모하는 글에 많은 태국인들이
나에게 감사하다고 글을 남겼다.)
숙소에 돌아와 한바탕 수영을 한 후 저녁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김치와 스팸과
참치를 넣어 만든 김치찌개와 태국 삼겹살의
조합은 참으로 환상적이었다.
언젠가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오늘,
그 중요한 순간에 태국인들과 함께했다는 것이
괜히 마음이 풍족해지는 그런 날이다.
마음도 배도 든든한 그런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