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카페 2호점을 시작한 청년 사장의 일기
*의정부점과 용산구 후암점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 기간 4년 6개월 간매일 800명
가까이 되는 병사들이 밥을 먹는 식당과
먹을 것을 관리했고 중사로 전역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께서 쓸만한
후각과 미각을 장착시켜주어
한식조리기능사, 양식조리기능사, 바리스타,
로스팅 마스터 자격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전역 후 세계여행을 떠나
'23 나라 54 도시의 220개 카페'를 여행하고
돌아왔고 지금은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카페 경력은 개인∙프랜차이즈∙직접 운영한
시간까지 5년쯤 됩니다.
하루 중 가장 맛있는 한잔을 드실 수 있도록
쏟아내는 정성과 열정 그리고 운영하며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과 개인 카페∙자영업자의
사장이란 타이틀 이면에 가려진 모습도
공유하려 합니다.
0301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2월 셋쨋주만해도 출근하는 게
설렘 가득할 정도로
점심마다 매장이 인산인해였다.
확진자가 이틀에 한 번꼴로
나오며 코로나 19 감소 추세에
희망이 마음을 간지럽히기
시작할 때쯤
써리원 확진자가 등장했고
오늘 기준 확진자가 5천 명이
넘었다.
그리고 2월 마지막 주부터
우리 동네 대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싸늘하다.
거리도 싸늘하고
매출도 싸늘하다.
0302
카페는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맛있다고
소문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2층이라는 Weakness를
보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은
'재방문율'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1번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하실 때
2번 손님을 데려오셨고
2번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하실 때
3번 손님을 데려오셨고
3번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하실 때
4번 손님을 데려오셨다.
4번 손님이 두 번째 방문하실 때
5번 손님을 데려오셨다.
(다단계 아님 주의)
방문하시는 손님 대부분을 기억하는 건
재능일까 하여튼 참 재밌다.
함께 다시 방문해주시는 것
진심을 알아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내손을 거치는 음료와
샌드위치에 최선을 다하는 게
재방문을 높이는 최대 노하우다.
0303
상표 출원을 신청했다.
업체 두 곳을 비교해보는 중이었다.
원래는 첫 번째 업체에서 출원을
진행하려 했다.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출원 개념 자체를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가 아니었어서 쪼금의
불안함이 남아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두 번째 업체를
소개받았다. 지인의 지인은 팀장이고
그분 밑의 출원 담당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무의식적으로 지인과 소개라는 연결고리가
나는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해줄 거라는
기대감이 대폭 상승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번째 업체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출원 담당자의
상담 태도는 딱 이러했다.
"나는 늘 이 일을 하고 있고 잘 알지만
당신이 궁금한 걸 물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야"
서비스업에서 최소한의 질문이
참 중요하다. 간결하고 핵심적인
질문을 통하여 고객의 니즈를
최대한 짧은 시간에 파악하는 게 핵심이다.
우리 가게를 예로 들면 포스 앞
주문에 앞서 대부분의 처음 방문한
손님들은 신중에 신중을 더하며 심도 있게
고민하실 때가 있다.
좌측 메뉴판을 보고 계시면 음료,
우측 메뉴판을 보시면 샌드위치다.
"혹시 샌드위치 설명이 필요하신 가요?"
"저희 매장 음료 시그니처 소개해드릴까요?"
적정 시간이 초과했다면
둘 중에 한 가지는 질문하는 게 좋다.
그다음은 고객의 선택이다.
조금 더 본다고 하시던지
설명해달라고 말한다.
나는 선택의 결과에 책임을 져달란
말이 아니었다. 처음 출원하는 건지
그렇다면 처음 출원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궁금증이나 질문을
한 번쯤은 설명하겠다고 했다면
가만히 있는 것보다 좋지 않았을까.
결국 기분은 좋지 않아도 결과적으로는
큰 가르침을 받은 날이다.
(결국 첫 번째 업체에서 함, 장사하는
사람은 왠지 모르지만 더 계산적이고
명분이 참 중요하다.)
'작은 차이는 큰 차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