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성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고 싶은데,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까?" "국내 학술지와 국제 학술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해외 논문을 준비할 때 국내 논문과 어떤 점이 다를까?"
이 장에서는 국내와 국제학술지의 차이점과 유사한 점을 비교해 보면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기 위한 준비 방향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그림은 pixabay의 무료 이미지이다.)
국내외 학술지의 주요 차이점: 개요
1. 발행 지역과 게재 언어:
학술지가 발행되는 지역과 게재되는 논문의 언어는 가장 쉽게 눈에 뜨이는 다른 점이다.
국내학술지는 한 국가 내에서 발행되는 학술지로, 주로 자국어로 논문을 게재한다. 한국의 국내학술지는 한국 내에서 발행되는 학술지로 주로 한국어로 된 논문이 실린다. 물론 한국에서 발행되는 학술지중에서 영어로 발간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교육공학회는 “교육공학연구”라는 국문학회지와 “Educational Technology International”이라는 영문학회지를 발간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발간 영문학술지는 국제학술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발간되고 있는 우수한 국제학술지는 5장에서 소개할 것이다.
국제학술지는 세계 어디서나 발행될 수 있는 학술지이면서, 주로 영어로 된 논문을 게재하여 국제적인 차원의 학술 토론과 지식 생성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사회과학분야에서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나, 영국, 호주, 스페인, 중국, 한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발행된다. 국제학술지중에서도 영어에 더하여 그 국가 언어 등 두 가지로 게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 발행되는 학술지인 “Culture and Education” (https://journals.sagepub.com/home/CYE)는 영어와 스페인어 두 가지로 논문을 발행하고 있다.
2. 대상의 범위:
발행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논문을 쓰고 읽는 대상의 범위가 달라진다.
국내학술지는 주로 국내 연구자 및 학계에서 활동하는 학자들이 논문을 쓰고 읽는 대상이다. 국내 연구자 및 학자들이 주로 연구하는 주제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해당 분야의 다양한 이슈를 다룬다.
국제학술지는 전 세계의 연구자와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서서 다양한 학문적 관점과 이슈를 공유하면서 국제적인 학문적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기 때문에 연구 주제와 관심사가 넓고 다양한 것이 일반적이다.
3. 주제 영역: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 있는 주제 영역도 차이를 보인다.
국내학술지는 주로 국내 연구 환경과 이슈에 집중하므로, 해당 분야의 국내 독자들의 관심사와 요구를 반영하는 논문들을 게재하게 된다. 하지만, 요즈음과 같이 세계화되고 있는 연구환경에서는 국제적인 이슈와 관심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논문들도 많이 게재된다.
국제학술지는 국제적인 시각과 다양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주제와 연구 분야를 다루게 된다. 이는 국제학술지가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국제적인 학술 공동체의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학문적 협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4. 질과 영향력 (상세한 이야기는 아래 섹션을 보기 바란다):
국내외 학술지는 그 질과 영향력에 있어서도 조금 다른 면을 보인다. 질과 영향력은 대체로 어떤 색인 서비스 기관에서 인정을 받았는가에 의하여 평가된다. 대체로 최상위 초록 및 색인 서비스 기관에 등재된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적 우수성을 갖는 것으로 인정된다.
국내학술지의 평판과 영향력은 국내 학계와 연구기관에서의 평가에 의존하게 된다. 국내학술지에 발표된 논문들은 해당 국가나 지역 내에서의 가시성과 인정도가 높다. 국제학술지들만큼의 글로벌 영향력은 아니지만, 지역적인 연구계와 지식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한국연구재단의 평가 과정을 거쳐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orea Citation Index, KCI )에 등재된 학술지냐 아니냐가 중요한 기준이다. 국내학술지는 전반적으로 국내 연구 활동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나, 일부 우수한 국내학술지는 국제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물론 분야에 따라서는 한국어를 쓰는 국내학술지의 보급 영향력이 국제학술지보다 더 크기도 하다.
국제학술지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이며, 국제 학계에서의 평판과 영향력으로 그 질을 평가한다. 높은 인용률, 다운로드율, 그리고 국제적인 학술 공동체에서의 가시성 등이 국제학술지의 평판과 영향력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은 전 세계적으로 더 넓은 가시성과 인용, 그리고 학술 공동체 내에서의 인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 국제학술지에의 논문 게재는 저자 개인의 평판과 경력 등을 향상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제학술지는 다양한 초록 (abstracting) 및 색인 (indexing) 서비스 기관에 등재되어 있다. 서비스 기관들은 최상위 층 (e.g., Web of Science와 Scopus), 중간층 (e.g., PubMed 등), 하위 층 (e.g., ERIC 등) 기관들로 나뉘며, 어떤 서비스 기관들에 등재되어 있느냐에 따라 학술지의 질이 결정된다. 아래 섹션에서 더 설명할 것이다.
5. 제출 및 게재 과정 (상세한 이야기는 아래 섹션을 보기 바란다):
논문을 제출해서 게재되기까지의 과정은 국내외 학술지 모두 유사하나 국제학술지가 시간이 많이 걸리며, 심사 단계가 더 있다. 아울러, 국내학술지는 대개 논문 제출 마감일이 있는 반면, 국제학술지는 마감일이 없고 언제든지 논문 제출이 가능하다.
국내학술지는 그 학술지가 정한 원고 서식, 인용 스타일 및 윤리적 고려 사항에 대한 특정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 논문을 마감일에 맞추어 제출한 후 피어 리뷰 (peer review) 과정을 거치고 게재 여부가 결정되는 과정을 거친다. 피어 리뷰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심사에 참여한다. 제출에서 심사 결과까지 걸리는 시간이 국제학술지에 비하여 짧다.
국제학술지 역시 제출 시 논문 제출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 제출된 원고는 우선적으로 편집자에 의하여 심사되고, 이를 통과한 경우 각국에 흩어진 해당 분야 전문가들 2-3인에 의한 심사, 즉 피어 리뷰 (peer review) 과정을 거쳐 게재 가능성 여부가 결정된다. 대개 1) 제출 원고 그대로 게재, 2) 수정 후 게재, 3) 수정 후 재심사, 4) 거부 등의 결정과 함께 피드백을 받는다. 제출에서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몇 주에서 몇 달이 소요된다. 수정 후 게재 확정까지의 기간도 몇 주에서 몇 달 소요된다. 게재가 확정된 이후 먼저 온라인 버전으로 논문이 게재되며 프린트 버전으로 되는 것은 몇 달에서 1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학술지 홈페이지에 보면 제출에서 처음 결정이 날 때까지의 평균 일수가 나와있고, 논문 제출 시스템에 들어가면 어떤 과정에 있는지를 알게 된다. 더 상세한 것을 알고 싶으면 편집팀에게 이메일로 문의하면 될 것이다.
이렇듯 국내학술지와 국제학술지는 여러 측면에서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장점과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보완적으로 역할을 한다.
여기서 잠깐!!
위에 열거한 국내외 학술지의 특성을 보고 내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더 적합할지 아니면 국내학술지에 맞을지 생각해 보라. 내 논문에 적절한 학술지를 선택하는 것이 출간할 가능성을 높이고, 학술적인 영향력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1) 당신의 연구 주제가 국내외 초중등학교 인공지능 교육과정 비교분석이고 한국,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의 5개국의 초중고등학교의 인공지능에 관한 교과서 내용, 수업 시간, 국가 정책 등을 비교 분석하였다고 하자. 이 논문을 누가 읽기를 바라고, 당신의 연구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라. 요즈음 인공지능 및 그에 대한 교육정책에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으니, 국내학술지보다는 국제학술지가 적합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논문이 이미 한국어로 다 쓰여 있고 게재 결정이 몇 달안에 나야 한다면 긴 시간이 걸리는 국제학술지보다는 국내학술지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될 것이다.
2) 당신의 연구 주제가 한국의 진보 보수 정당의 한미일 동맹 관계에 대한 정책 비교라고 해 보자. 한국 정당들의 정책 비교 분석이라고 하여 국내학술지를 우선할 수도 있겠으나, 한미일 동맹 관계의 정책을 분석하기 때문에 오히려 국제학술지가 적합할 수 있을 것이다.
3) 당신의 연구 주제가 한류가 한국 경제에 미친 영향이라고 해 보자. 주제로 보면 국내학술지가 보다 적절하다. 만약 당신이 꼭 국제학술지에 게재하고 싶다면 논문을 조금 바꾸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류가 동아시아 (혹은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 등으로 분석 지역을 확대할 수도 있겠고, 소프트 파워의 경제적 효과 분석: 한류를 중심으로 이런 방식으로 시각을 바꾸어 확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여기서 "내 논문, 해외에서도 통할까"에 대한 대답은 “대체로 그렇다”이다. 다만 국제학술지를 통하여 내 지식과 연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인 만큼 그 국제학술지의 넓은 독자층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
국내외 학술지의 주요 차이점: 질과 영향력
국내외 학술지의 질과 영향력을 가늠하는 것은 학술지가 어떤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 (abstracting and indexing databases)에 등재되어 있는가이다. 이 데이터베이스의 핵심은 학술지를 다양한 기준으로 분류하고 조직화하며, 학술지의 품질, 관련성 및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또한 학술지, 저자, 논문 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국내학술지 경우를 간단히 소개하고, 국제학술지 중심으로 상세히 살펴본다.
1. 국내학술지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학술지인용색인 (Korea Citation Index, KCI)라는 국내학술지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한다.모든 국내학술지를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해진 학술지 질 관리 평가 기준을 통과한 국내학술지만을 등재한다. KCI에 관한 상세 정보는 KCI포털 https://www.kci.go.kr/kciportal/main.kci를 보기 바란다. 국제학술지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도 이 KCI 모델과 유사하지만 국제적 수준에서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방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2. 국제학술지 초록 및 색인 서비스
국제 학술지의 질과 영향력을 평가하는 초록 및 색인 서비스 기관은 많이 있다. 이 서비스들은 학술지의 질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고, 그에 따라 적합한 학술지들을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한다. 보통 최상위 등급에 속한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학술지가 가장 높은 질을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다음은 등급별 (quality tier)로 이들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설명한 것이다.
Tier 1 (최상위 층) 데이터베이스:
최상위 층의 초록 및 색인 서비스 데이터베이스에는 Web of Science (WoS)와 Scopus가 속한다. 이 두 데이터베이스는 학술 문헌 (학술지, 책, 학술대회자료집 등)을 등록하고 찾는데 널리 사용된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기 위하여 국제학술지는 엄격한 선정 기준을 통과하여야 한다. 그 결과, 이들 데이터베이스에는 높은 학술적 질, 중요한 영향력 및 광범위한 독자층을 갖춘 학술 문헌들이 포함되어 있다.
1) Web of Science (예전에는 ISI Web of Knowledge로 알려짐) 혹은 WoS는 Clarivate Analytics라는 회사에서 개발되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질의 학술 문헌 (학술지, 책, 학술대회자료집 등)을 등재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이다. WoS는 다음의 세 가지의 학술지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다. 1) 물리 과학을 위한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 (SCI-EXPANDED), 2) 사회과학을 위한 Social Sciences Citation Index (SSCI), 그리고 3) 인문 및 예술을 위한 Arts & Humanities Citation Index (AHCI)이다.
사회과학분야에서는 SSCI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국제학술지는 최상위 급으로 인정을 받는다. 연구자들이 흔히 “내 논문이 이번에 SSCI 저널에 실렸어!!”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바로 WoS의 SSCI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는 최상위급 학술지에 자신이 논문이 실리면서 질적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WoS에는 위의 세 가지 데이터베이스 외에 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 (ESCI)가 있는데, 이는 신생 학술분야의 학술지가 SCI-EXPANDED, SSCI, AHCI 등 최상위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기 이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데이터베이스로 최상급에는 속하지 않지만, 신생 학술지로서는 우수한 것들이 등재된다.
2) Scopus (스코퍼스)는 Elsevier라는 학술 분야에서는 가장 큰 글로벌 출판사에서 개발되었으며 광범위한 학문 분야를 다루는 가장 큰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이다. WoS보다 더 많은 문헌들 (학술지, 학회 발표문, 전문 잡지 및 특허 등)이 등재되어 있다. WoS가 최상위 학술지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Scopus는 특히 새로운 분야 및 영어권이 아닌 지역 발행물에 대해서도 더 넓은 범위의 색인화를 제공하여 세계적인 연구 산출물을 보다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WoS의 SSCI 등재된 학술지와 비교할 때, Scopus에 실린 학술지는 영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평가된다. 우수한 학술지들은 대개 SSCI 등재 전에 먼저 Scopus에 등재한다.
Tier 2 (중간층) 데이터베이스:
중간층의 초록 및 색인 서비스에는 PubMed, PsycINFO, or IEEE Xplore 등과 같은 잘 알려진 데이터베이스들과 그 외에도 많은 데이터베이스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간층의 데이터베이스들에 속한 학술지들은 최상위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간 학술지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할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기준을 유지하며 해당 분야의 지식과 연구를 공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분이 처음 논문을 낸다면 이 층의 학술지들도 자신의 분야 내에서 보다 광범위한 독자층에게 논문을 전파하기 위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은 잘 알려진 중간층의 데이터베이스들이다. 1) PubMed는 주로 바이오의학과 생명과학분야의 데이터베이스이다. 2) PsycINFO는 미국심리학회가 운영하며 사회과학과 행동과학분야의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다. 3) IEEE Xplore는 컴퓨터 과학, 전자공학 및 관련 학문 영역을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이다. 이 외에도 중간층에 속하는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들이 많고,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Tier 3 (하위 층) 데이터베이스:
하위 층의 초록 및 색인 서비스에는 대개 전문 분야의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 혹은 한 기관이나 지역의 데이터베이스들이 포함되며, 수많은 학술지들이 이에 등재되어 있다. 신생 학술지들은 우선적으로 이 하위 층 데이터베이스 등재에서 시작하여 점차 중간층, 최상위 층으로 올라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 예를 몇 개 들어본다. 1) 교육분야에서는 Education Resources Information Center (ERIC)이 있다.각 분야별로 이렇게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들이 존재한다는 기억 하라. 2) 지역 데이터베이스로 한국의 KCI가 있고, 오스트레일리아교육색인 (Australian Education Index), 영국교육색인 (British Education Index) 등 각 국가별 서비스 등이 널리 이용된다. 3) Google Scholar는 가장 널리 알려진 학술문헌 검색 엔진 겸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로, 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공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다. 브라우저인 구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므로 어찌 보면 가장 가시성과 접근성이 높은 데이터베이스라고 할 것이다.
하위 층의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학술지라고 해서 질과 영향력이 다 낮다고 생각하지 말라. 영향력이 높고 독자층이 넓은 한 대학의 학술지가 있는가 하면 독자층과 영향력이 별로 없는 학술지까지 이 층에 포함된다. 연구자들은 지역적인 중요성, 특정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등의 이유로 이 하위 층의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한다. 여러분의 처음 해외 논문을 이 층에 속한 학술지로 시작해 본다면 성공률이 조금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내 경우도 이 층에 속한 매거진형 학술지에서 첫 논문을 시작하였다.
## Open access 학술지의 초록 및 색인 데이터베이스:
온라인 학술지로써 회원이 아니더라도 무료로 자유롭게 논문을 읽을 수 있는 오픈 엑세스 (open access) 학술지 역시 위에서 말한 다양한 층의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다. 하지만 특히 이들 학술지만을 다루는 서비스가 별도로 있다. Directory of Open Access Journals (DOAJ)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DOAJ는 사회과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 분야를 다루는 포괄적인 오픈 액세스 학술지의 데이터베이스이다.
## 어느 데이터베이스에도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
주요 색인 또는 초록 서비스에 등재되지 않은 국제학술지는 가시성이 제한되어 있으며 투고를 하는 연구자층이나 독자층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중에는 여전히 높은 편집 기준을 유지하고 가치 있는 연구 공유에 기여하지만, 보다 광범위한 독자층에게 접근하고 학술 공동체 내에서 신뢰성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요즈음은 주 신생 국제학술지를 제외하고는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잠깐!
국제학술지의 질을 위의 제한된 층으로 나누어서 평가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주관적이다. 학문 분야 및 지리적 지역에 따라 학술지의 질과 영향력은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1) 하나의 국제학술지가 한 데이터베이스에만 등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사례로 우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중의 하나인 ‘Computers & Education’을 살펴본다. 학술지 홈페이지에서 About (혹은 About the Journal, Journal Information)이라는 메뉴를 클릭하면, Abstracting and Indexing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여기에 국제학술지가 어떤 층의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는지가 나타난다. ‘Computers & Education’는 그림 1과 같이 최상위 층 (SSCI and Scopus)부터 중간층과 하위 층에 속하는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 만약 국제학술지의 홈페이지에서 이러한 초록 및 색인 서비스에 관한 정보가 없다면 어떤 데이터베이스에도 등재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어떤 데이터베이스에라도 등재되어 있는 국제학술지를 찾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3) 사기 학술지 (predatory journals)인 경우에도 여러 데이터베이스, 중간층이나 하위 층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 사례로 사기 학술지일 가능성이 아주 높은 학술지 리스트를 제공해 주는 Beall’s List에 나온 ‘European Journal of Educational Sciences’의 홈페이지를 가서 Indexing 메뉴를 선택해 보면 표 2에서 보듯이 많은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되어 있다. 사기 학술지를 찾는 방법 등은 다음 5장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국내외 학술지의 주요 차이점: 논문 게재 과정 및 게재료
1. 제출에서 게재 결정까지의 과정
사회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의 논문 선택 과정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 국내학술지도 유사한 단계를 거치나, 초기 스크리닝이나 데스트 심사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1) 제출: 저자는 논문을 온라인 제출 시스템을 통해 (간혹 이메일을 통해) 학술지에 제출하게 된다. 제출하는 과정에 저자 등록도 하여야 할 것이다. 논문에는 본문, 그림, 표, 참고 문헌 및 보조 자료, 타이틀 및 저자 정보 등이 포함된다.
2) 초기 스크리닝: 제출된 논문은 편집팀 (Editorial Office)이 논문이 학술지의 기본 요구 사항, 즉 Author guidelines를 따라서 형식을 맞추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초기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이에는 형식 지침, 단어 수 제한, 영어 수준 및 윤리적 기준 준수 여부가 포함된다. 만약 기준에 안 맞는 논문은 저자에게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많은 응모 원고를 받는 학술지 등은 이 단계에서 논문을 거부하기도 한다.
3) 데스크 심사 (desk review): 혹은 편집자 심사 (Appraisal by Editor-in-Chief)라고도하는 이 심사는, 편집자 (editor-in-chief)가 논문의 내용과 질을 심사한다. 논문의 내용이 학술지의 성격과 맞는지, 창의성이 있는지, 분야에 새로운 지식을 더하는 것인지, 방법론이 제대로 되었는지 등을 본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피어 리뷰 없이 거절한다. 수많은 응모 논문을 받는 최상위급 국제학술지는 이 단계에 20-30%까지의 논문을 거부한다고 알려져 있다.
4) 피어 리뷰 (peer review): 초기 스크리닝과 데스크 심사를 통과한 논문은 여러 국가에 흩어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평가되는 피어 리뷰를 받게 된다. 대개 심사자는 3인이나 심사자 찾기가 어려운 경우는 2인의 심사자에게 리뷰를 부탁한다. 이들 심사자들은 개별적으로 연구의 독창성, 중요성, 방법론, 명료성 및 전반적인 질에 대한 심사를 하고, 결정 여부 및 심사평을 편집자와 편집팀에게 제공한다. 논문 채택의 결정 여부는 다음 4가지 선택을 중심으로 제안하게 된다. 1) 논문을 원본 그대로 수락할지 (accept as is), 2) 수정 후 수락할지 (accept with minor revisions), 3) 수정 후 다시 제출하도록 하여 재심사할지 (revise and resubmit), 4) 완전히 거절할지 (reject)이다. 참조로, 1)과 2)에 속하는 논문은, SSCI 등재 학술지인 경우에는 응모 논문의 3% - 10% 정도밖에 안 된다.
5) 수정 (필요한 경우): 논문에 수정이 필요한 경우 저자에게 심사자의 피드백을 영하여 논문을 수정할 기간을 준다. 간혹 편집자의 의견도 전달된다. 수정된 논문은 저널의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추가적인 수정 요청이 있을 수 있다. 수정 후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다시 제출하여 피어 리뷰 과정을 거치게 된다.
6) 결정: 수정을 거친 후 편집자는 논문을 게재할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게재가 승인된 논문은 보통 게재 전에 추가적인 편집 및 서식 지정을 요청받는다.
2. 게재 수수료
국제학술지의 게재 수수료 청구 방식은 학술지의 정책, 자금 조달의 원천 및 출판 모델에 따라 다양하다. 다음은 국제학술지가 저자에게 청구하는 (혹은 청구하지 않는) 논문 게재 수수료에 대한 일반적 접근 방식들이다.
1) 게재 수수료 (Article Processing Charges 혹은 APC)가 있는 오픈 액세스 학회지: 오픈 엑세스 저널 (open access journals) 일 경우 대부분이 구독료 없이 독자들이 무료로 논문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가진다. 이런 국제학술지들은 편집 및 온라인 출판 비용을 보장하기 위해 저자에게 APC를 청구하는 데, 이 비용은 학술지의 명성이나 제공되는 서비스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2-3백 불 정도에서 4,000불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3) 게재 수수료가 없는 구독 기반 학술지: 많은 국제학술지들은 독자나 기관에게 논문 구독료를 받아 운영한다. 즉, 아무나 논문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독료를 지불한 대학 등의 기관이나 개인에게만 논문을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러한 경우 저자는 일반적으로 게재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자신의 논문을 게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독 기반의 학술지도 아래의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4) 하이브리드 학술지: 이것은 구독 기반 논문과 오픈 엑세스 논문을 결합한 형태를 제공한다. 오픈 엑세스가 아닌 구독 기반 논문으로 출간하는 저자에게는 게재 수수료를 받지 않고, 오픈 엑세스 논문으로 게재할 저자에게는 게재 수수료를 받는다. 즉, 자신의 논문을 오픈 액세스로 게재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원하는 저자들은 수수료를 내어야 한다. 이때 수수료와 그에 따른 옵션은 학술지에 따라 다양하다.
## 게재 수수료의 면제 또는 할인: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게재 수수료가 있는 많은 국제학술지들이 저소득 국가 출신의 저자, 초보 연구자 또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연구자들에게 수수료에 대한 면제 또는 할인 기회를 제공한다. 논문 제출 과정에서 이러한 면제 또는 할인을 신청할 수 있다. 자격 기준은 학술지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기회를 이용하고자 한다면 응모할 국제학술지에서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
--- 여러분이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때 게재료는 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지 구독 기반 국제학술지에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오픈 엑세스 논문으로 하고 싶을 경우에는 게재 수수료 (APC)를 내어야 할 것이다. 한 예로, 나와 공저자의 논문을 Distance Education이라는 구독 기반 학술지에 게재하였을 때 논문 게재 수수료를 내고 논문을 공개하였다. 여기서 (https://doi.org/10.1080/01587919.2021.2020620) 오른쪽 위편에 Open Access라는 표시가 보일 것이다.
여기서 잠깐!
## 저자에게 게재 수수료를 받지 않는 국제학술지는 어디선가 재정 지원을 받는다는 이야기. 요즈음 가장 흔한 모델은 대형 글로벌 출판사들 (예: Elsevier, Springer Nature, Wiley, Taylor & Francis Group 등)이 이러한 학술지의 출판 비용, 마케팅, 플랫폼 운영 등을 전부 지원하고, 그 대가로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들의 출판 및 다른 매체로의 재생산, 복사, 배포 등 사용 권한을 갖는 방식이다. 이때 저자는 자신의 논문에 대한 저작권 (copyright)을 보유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출판사에 이양하기도 한다. 출판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출판사가 부담하게 되고 저자는 자신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할 때 어떠한 비용도 부담하지 않는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논문으로 인해 얻는 금전적 이득은 저자에게 오지 않는다. 이런 모델에 찬성하지 않는 저자들은 게재 수수료가 없는 학회나 기관이 지원하는 온라인 오픈 엑세스 학술지에 주로 논문을 게재한다. 나 역시 되도록 오픈 엑세스 학술지에 게재하거나 내 논문을 오픈 액세스 논문으로 게재하고자 노력하였다.
## 국내학술지인 경우, 대부분 관련 학회가 학술지 발간을 지원한다. 학회비를 낸 학회 회원이 저자가 될 수 있는 경우가 많고, 저자들은 논문 게재료는 내지 않지만, 논문 심사료나 별쇄본, 기준이 넘는 페이지 수에 대한 비용 등을 내어야 한다. 단, 연구비를 받은 연구 논문은 연구비에서 논문 게재료를 부담하도록 하는 학회들이 많다. 대개 논문의 저작권은 학회로 이양되며, 학회와 협정을 맺은 국내의 출판사가 판매권을 갖는 모델이 일반적이다. 논문으로 인한 금전적 이득은 저자에게 오지 않고, 출판사와 학회 간 배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자는 자신의 글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다.
본 4장에서는 주로 국내외 학술지의 차이점과 유사점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다음 5장에서 내 분야의 우수한 국제학술지를 찾는 법 및 학술지의 영향력 지표를 읽는 법, 사기 국제학술지의 특성과 색출해 내는 법 등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