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oje Story 14: Shopping Life in Geoje
#한글 전문은 앞 부분의 영문 요약 후에 나타납니다. 외국친구들이 브런치스토리 내용은 자동번역이 전혀 안되고, 내용 복사도 안된다고 앞부분에 요약한 영어 번역을 첨부하였습니다.
When I tell people I live in Geoje, they often ask the same things: “Do deliveries actually make it out there?” “Is there a big supermarket?” “What about department stores; can you buy what you need?” The answer is a definite yes. Almost everything required for daily life is easy to find, and, as a bonus, fresh organic produce that is expensive or hard to track down in Seoul is available right when it is in season. Admittedly, Geoje lacks the glittering luxury shopping districts of downtown Seoul or Busan’s Centum City. You will not find big department stores like Shinsegae, Hyundai, or Lotte within a short drive. In that respect, the shopping scene differs from that of a large city. Nevertheless, living here is not a hardship. Geoje has its own rhythm and its own way of meeting everyday needs. Nearly everything is accessible, and at times the selection even feels more plentiful than expected. Let me share how shopping fits into my life here. Each person’s routine will be a little different, of course, but I suspect most long-time residents will recognize at least a few familiar patterns.
거제에 산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묻곤 한다. “거기… 택배는 잘 와?”, “거기… 대형마트는 있어?”, “백화점은? 살 건 살 수 있는 거야?” 물론이다. 살면서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은 별다른 수고 없이 구할 수 있고, 덤으로 서울에서는 비싸거나 구하기 힘든 신선한 유기농 채소와 과일까지 제철에 손쉽게 살 수 있다. 물론 거제에는 서울 시내나 부산 센텀시티처럼 반짝이는 고급 백화점 거리가 없다. 동네 가까운 곳에서 신세계·현대·롯데 백화점 등을 골라 다니는 호사는 여기선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는 분명 대도시의 쇼핑 환경과 다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에는 이곳만의 리듬과 방식이 있다. 필요한 것은 거의 다 있고, 때로는 그 이상으로 풍요롭다는 느낌마저 준다. 이번에는 나의 쇼핑 생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보고자 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으나, 생활인이라면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이다. 편리하고 저렴하며 거의 모든 물건이 다 있기 때문이다. 여기 한국 2025년도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각 온라인 쇼핑 플랫폼 이용 상황을 알 수 있다. 한 달에 몇 천 원 하는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주문한 상품이 하루도 안 되어 도착한다.
누군가 한국을 ‘배달의 천국’이라고 했던가? 거제 구석구석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우리 아파트 단지의 경우 택배 차량이 각 동마다 쉽게 들어와 주차한 뒤, 각 세대 문 앞에 물건을 두기 편리하게 설계되어 있다. 일본에서 20여 년 살다가 한국으로 이사하며 경험한 한국의 배송 시스템의 효율성은 정말 놀라웠다. 일본도 배달이 잘 발달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이런 특급 시스템 뒤에는 배달 종사자들의 헌신이 있음을 잊을 수 없다.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이분들에게 더 나은 대우와 근로 환경이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음으로 자주 이용하는 곳은 거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중대형 동네마트다. 서울의 이마트처럼 아주 크진 않아도, 쇼핑의 즐거움을 느끼며 필요한 물건을 고르기에는 충분하다. 거제에서는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 마트가 대세다. 거제에는 9개 면과 9개 동이 있는데, 각 면·동마다 하나로 마트가 적어도 한 곳씩은 있는 듯하다. 대도시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제품을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거제 인근 농어촌과 축산 농가에서 공급되는 식재료를 바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나는 주로 거제면 하나로 마트를 이용해 거제면 일대에서 나는 농수산물과 둔덕면의 맛있는 한우를 산다.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갈 때면 고현동의 넉넉한 주차장을 갖춘 GS프레시를 이용한다. 신선 채소, 과일, 생선, 육류, 유제품까지 거의 모든 품목이 다 있고 세탁소도 함께 있어 편리하다.
국민 마트라고 불리는 다이소도 거제 시내는 물론 거제면을 비롯하여 다른 면에도 여기저기에 있어서 편리함을 더해 준다.
조금 더 규모가 크고, 일반 마트에 없는 와인이나 특수 식재료를 사려면 옥포 롯데마트와 장평동 디큐브 백화점 지하의 홈플러스를 찾는다. 나는 지하 홈플러스는 공기 질이 좋지 않아 한 번만 가 보고 이용하지 않는다. 반면 옥포 롯데마트는 와인 코너가 특히 인상적이라 가끔 들른다.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 와인 애호가에게는 매력적인 장소다. 근처에 외국인이 많이 살아서인지 수입 과일, 냉동식품, 양식·퓨전 재료가 한층 다양하다. 나는 피자나 파스타를 먹으러 옥포에 갈 때 이 롯데마트에 들러 특별한 와인, 라즈베리, 고수 등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산다.
대형 마트를 가고 싶다면 거제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에 통영 이마트가 있다. 평소에는 주로 온라인 ‘이마트몰’을 이용하지만, 통영에 갈 일이 있거나 재미 삼아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을 때 주말 혼잡을 피해 들를 만하다.
거제에서 가장 즐겨 찾는 쇼핑 장소는 활기와 신선함을 주는 전통시장이다. 고현시장은 상설시장이고, 거제면에서는 매월 4일과 9일에 오일장이 선다. 5일에 한 번 열리는 오일장은 나에게 작은 축제 같다. (오일장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거제 이야기 5’에서 …) 고현시장이나 거제면 오일장에서 장을 보는 일은 단순한 생필품 구매가 아니다. 좌판마다 반짝이는 제철 생선, 갓 캐온 봄나물, 신선한 애호박, 철 따라 바뀌는 과일이 줄지어 있다.
“오늘 돔 싸게 나왔어요!”라는 외침에 요리법도 모른 채 한두 마리를 사고, 덤으로 받은 상추 한 줌 덕에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고소한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김밥집이나 만두집, 방금 빻은 고춧가루로 버무린 김치가 쌓인 반찬가게도 눈길을 끄는 장소이다.
전통시장에서는 먹거리뿐 아니라 보관용기, 모자, 실내복 같은 생활용품도 살 수 있다. 서울이나 도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장보기다.
거제에는 전국 규모의 대형 백화점은 없지만 장평동의 디큐브 백화점이 있다. 유니클로, 8Seconds, 시슬리, 베네통 등 익숙한 브랜드가 입점해 1~2시간 둘러보기 좋다. 아래층에는 맥도널드와 파스쿠찌가, 꼭대기 층에는 영화관과 음식점이 있어 비 오는 날이나 심심할 때 몇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가끔 더 고급스러운 제품이나 가격대가 높은 물건을 사려면 진주의 갤러리아 백화점이나 롯데쇼핑몰, 혹은 부산의 신세계·롯데백화점으로 향한다. 내게는 교통이 복잡한 부산보다는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한적한 진주가 편하다. 롯데쇼핑몰이 더 크고 물건도 많다지만 우리는 비교적 한적한 갤러리아를 선호한다. 쇼핑을 겸해 백화점 위층에서 점심을 먹고, 때로는 진주성·남강을 둘러본 뒤 부드러운 야채가 들어간 ‘천년비빔밥’ 집에 들러 식사를 하기도 한다. 최신 유행 패션이나 명품 가방, 화장품은 ‘서울 갈 때’나 ‘해외 면세점에서’ 해결한다. 거제의 쇼핑 생활은 아쉬울 때도 있지만, 덕분에 쓸데없는 소비가 줄고 직접 만들어 먹고, 더 많이 걷고, 다른 일에 나의 귀한 시간을 더 쓰게 된다.
고현동 거리에는 각종 스포츠·신발 브랜드 매장이 많다. 나이키 매장부터 기능성 신발 전문점까지 구경하며 필요할 때 운동화를 구입한다. 올리브영이나 작은 패션 숍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처음에는 자주 찾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빈도가 줄었다. 그래도 필요할 때 들를 만한 작은 가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든든하다.
옥포 근처에는 ‘월드마켓’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름 그대로 세계 각국 식재료를 판매한다. 특히 아시아 요리에 강해 베트남·태국·필리핀 음식을 집에서 만들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한다. 고수, 모닝글로리, 바질, 레몬그라스 같은 허브와 버섯류, 특수 향신료, 통조림 채소가 다양하다. 덕분에 집에서 태국식 팟타이나 베트남 쌀국수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이렇듯 거제에는 고급 백화점은 없지만 다양한 방식의 쇼핑이 거의 모두 가능하다. 내가 느끼는 거제의 쇼핑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생활의 빈 공간을 채워 주는 리듬이자, 즐길 수 있는 풍경이다. Although Geoje has no high-end department stores, virtually every other form of shopping is available. For me, shopping here is not mere consumption; it is a rhythm that fills the open spaces of daily life and a landscape to be savored.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