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잡은 손 너머

짧은 삶, 더 열심히 사랑하기

by Summer Song

몇일 전 둘째 아이와 마당을 걷는데 아이가 도다다 뛰어오더니 팔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손 안으로 들어온 아이의 손이, 아주 작지만은 않다. 어딘가 힘이 느껴져 기특하고 귀여운 느낌이 가득했는데, 그 짧은 순간 아이에게로 가슴이 벅차 올라 사랑을 고백하니 아이가 단단히 외쳤다, “알라뷰 투, 마미!”


아이들과 나누는 이런 시간들 안에, 나는 내게 쏟아 부어진 사랑과 수고,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순결하고 아름다운 감동, 어느 힘든 날 문득 나를 구원할 밝고 따스한 빛이 넘실거림을 느낀다. 작고 어린 내가 외쳤을 사랑한다는 말과 내 손을 잡은 엄마, 아빠의 손. 그렇게 마주잡은 손의 온기 너머로 심장이 울렸을테고 멀리 어떤 파란 감정이 번졌으리라. 나는 내 손과 아이의 손 사이, 그런 것들이 잠시 머물렀던 것 같아 더욱 더 그 온기를 생각한다.


그 온기는 분명 사랑일테다.


사랑! 이렇게 경험 너머를 꿰뚫고 지나가는 것들이 사랑일때, 우리는 얼마나 큰 위로와 응원을 얻는가. 나는 곧 지난 어느 봄, 아끼는 한분에게 들은 말을 생각한다. 생의 마지막 언저리에서 고된 병을 진단 받은 남편을 바라보며 해주신 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흐른다... 그리고 그 삶이 참 짧아. 그러니 매 순간을 꼭 즐겨라. 꼭.”


어쩌면 진부한 그 말에 나는 욱신, 코 끝이 찡했다. 두분의 인생 가운데 울렸을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 열심으로 준비해 떠났을 휴가들과, 진심을 다해 싸우고 용서했을 시간들. 어느 근사한 곳에서의 아름다웠을 데이트와 나란히 앉아 나누었을 나직한 옛 이야기들. 그런 것들을 생각하자 나는 숙연해졌다. 그런 간곡하며 진실한 조언을, 실상 청원에 가깝게 들릴 정도로 마음을 친 말을, 들어본 적 있었던가. 맞잡은 아이의 손과, 아이의 아이다웠던 그 걸음걸이와, 맑게 외치며 나눈 고백 너머로 흐르던 파란 하늘을, 나는 그래서 더 자세히, 더 촘촘히 기억하려 애쓰고 싶다. 과거로 달음질치는 지금이라는 시간이, 결국 내 앞날을 이끌어 줄 힘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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