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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taiji Feb 12. 2019

김백수, 취업을 축하하네.

이름이 주는 부담감(작명은 어려워)

때론 이름이 평생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주인공의 이름은 이지안 이다.
이를 지
편안할 안.

극에서 그녀의 이름과는 정반대로 편안함에 이르기 힘든 처절한 삶을 산다.
어른들은 아이가 이름처럼 살기를 바라며 멋진 이름을 지어주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것처럼 너무 거창한 이름은 그만큼의 무거운 짐이 된다.
옛 어른들은 태명을 개똥이나 큰놈이라고 지어줬다. 태명을 촌스럽게 지어야 도깨비가 시기하지 않아서 아기를 일찍 데려가지 않는다고 믿었다.
백일도 되기 전에 일찍 세상을 떠날 수도 있기에 오히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애착을 의도적으로 줄이기 위해서 이기도하다.

나는 영화를 보러 갈 때나 그리웠던 사람과의 약속에 갈 때 의도적으로 설렘을 억누른다. 그리고 기대치를 낮추는 자기 최면을 건다.
'오늘 약속은 재미없을 것 같아.'
이런 맥락이라면 차라리 빼꼬미(곧 태어날 아이의 태명)의 이름을 백수라고 지어줘 버릴까 보다. 그러면 취업에 대한 부담은 좀 덜지 않을까?
백수가 취업했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크게 축하해주지 않을까?
"김백수. 취업을 축하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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