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길의 시
연록색 물결이 대지를 덮을때
5월의 첫날이 진군해 왔다
속절없이 무너지는
4월의 마지노선
미친듯이 향기를 뿜어내는 꽃들
나비와 벌들을 향한 진한 유혹
4월의 방어막이 무너지던날
선봉에선
라일락꽃은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꿈틀거리는
그의 속살
향기를 향해 진군을 한다
막다른 골목
포로된 자의
슬픔은
기쁨으로 승화되어
환하게 웃는다.
헤이리마을
라일락꽃
향기가 퍼진다.
향기에 취한
남녀는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를 확인한다.
헤이리 마을엔
라일락 꽃 향기가
퍼지고 있다.
사랑이 익는 마을.
헤이리 마을.
주)
5월이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습니다.
라일락향기 입니다.
그녀 입니다.
그녀는 라일락 진한 향기보도 더 향기롭습니다.
티 에스 엘리엇의 싯귀에 등장하는 잔인한 달 4월.
죽은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낸 4월.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드는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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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T. S. Eliot)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황무지>에서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티 에스 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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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5월의 첫날,
그 잔인한 달을 보내고 맞이했던 헤이리의 함께 했던 추억.
그 추억이 떠 오릅니다.
그래서 5월 첫날은 헤이리를 가고 싶습니다.
잔인함이 물러간 그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죽은 몸에서 꿈툴거리며 일어서는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기억과 욕망에 뒤섞인 봄비를 맞으며 미친듯이 걷기 위해....
라일락 향기는 잠든 뿌리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뒤흔들린 뿌리가 꿈틀거릴때 그의 호흡도 멎게 됩니다.
4월의 방어막.
4월의 마지노선.
무너질 것 같지않던 그 보루가 무너지더날,
빰도....
체스트라인도....
손바닥도....
뜨거운 전류가 흘렀습니다.
잠들었던 뒤흔드린 뿌리가 몸을 깨웠습니다.
포로가 되면 슬픔이 연상 됩니다.
자신을 버려야 하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포로된 행복이 밀려 옵니다.
자신을 버릴때 새로운 자아가 싹을 틔웁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4월의 막다른 골목에서
포로된 자의 슬픔은
어느새 기쁨으로 승화 됩니다.
라일락 향기가 그를 깨웠기 때문 입니다.
그렇게 사랑을 확인하며 뜨겁게 포옹하던 헤이리 마을....
이젠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