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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달 Dec 02. 2017

인문학으로 인테리어를 하다

스토리 인테리어 I 외로움

외로움

외로움은 원래 인간 본연의 모습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지만, 혹자는 그것을 못 이겨하고 혹자는 

회피하려고도 합니다. 그래서 관계로 도피하는 현상도 나오고 그로 인해 외로움은 해결되지 못하고 결국은 다시 극도의 외로움을 느끼고 심각한 자아 상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다른 사람들은 외로움을 철저하게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요즘은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또는 자극적인 정보나 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에 노출되어 혼자 명상하는 시간이나 스스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를 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혼밥, 혼술처럼 혼자 지내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은 세대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빠른 고령화, 아니면 오래전 핵가족화의 산물인 1가구 1자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고, 또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세상이 되어 혼자 살아가기도 합니다. 자유를 느끼고 미래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싶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회적인 변화가 우리를 적응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린 외로움이란 것과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현대는 어차피 누구나 외롭습니다.


수선화에게
- 정호승 -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 은하 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 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Photo by Dan Gribbin on Unsplash
즐기는 외로움

일반적으로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몇 가지를 적어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악을 듣는다, 영화를 본다, 술을 마신다, 노래를 부른다, 잠을 잔다. 친구를 만난다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왜 혼자 있는 것을 어색해하고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타인들과의 관계에 너무 의존하거나 자신을 깊이 생각해 보거나 느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외로움은 탄다고도 하고,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로움을 즐길 수는 없는 걸까요? 외로움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우린 공간에서도 외로움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넓은 공간에 누군가 혼자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라던지, 광활한 숲속길을 혼자 걷는 모습이라던지 광의의 공간에 독립된 주체를 보는 것에 우린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외로운 시간은 다른 말로 하면 혼자만이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며,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린 이 시간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소중히 생각하여 사색하고, 본인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듯이 본질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해야 합니다. 우리의 뇌는 세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만,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아는 듯 다 본 듯 우리를 좌지우지하며 삶을 이끌어 갑니다. 많은 지식이 우리의 인생을 윤택하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실제 경험해보지 않은 막연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을 경험해 보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지 알게 되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비교하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혼자라는 두려움을 극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것을 삶의 나만의 공간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름은 외로움이라고 불리는 미니멀 하지만 세상을 다 집어넣어도 모자란 나만의 방.

  우리는 그 방을 어떤 칼라로 베이스로 하고 어떤 포인트로 장식하며 살고 싶은지 아름다운 상상을 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왠지 백색의 공간에 빨간 그림이 걸려있는 공간에서 보라색 스툴에 않아 진한 향의 커피 한잔을 하고 싶습니다. 

Photo by karl cho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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