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교실 안 학력 격차가 가장 크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아이들은 한글도 못 배우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반면 한글은 물론이거니와 영어 유치원을 거쳐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교육적 지원이 부족한 아이들과 초등학교 전부터 수능에 목표로 두고 학습해 온 아이들의 가정 상황이나 환경이 차이가 교실 안 학력 격차를 불러오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이 그대로 교실에 반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력 격차는 읽기 격차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교실 안 많은 아이들이 글 읽기를 어려워하고 글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학습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읽기 격차는 곧바로 학력 격차로 이어져 문제가 된다. 읽기 격차는 학년이 올라가며 일정 부분 해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특히 난독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해결하지 않을 때는 중고등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자료에 따르면 난독인 아이들이 의외로 많아 초등학교 아이들 중 5%~20%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이 같은 심각성을 인식하여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만 난독을 포함하여 읽기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인력 부족이나 프로그램이 부재한 현실이다.
난독까지는 아니어도 읽기 격차는 학교 수업은 물론 수능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다.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있더라도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반면 읽기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독서나 글쓰기에서도 탁월한 성취를 보인다. 두꺼운 영어 소설을 거뜬히 읽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읽기 능력을 가진 초등학생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면 아이들의 읽는 능력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교과서 글 몇 문장만 읽혀보면 금방 그 수준을 알 수 있다.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구와 절 같은 초보적인 ‘의미 단위 끊어 읽기’를 잘 하지 못한다. 더구나 자기 학년 교과서조차 떠듬거리며 읽는 아이라면 난독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교과서 글을 유창하게 읽는다고 해도 읽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교과서 글은 익숙한 문체와 일정한 문형, 해당 과목에 대한 지식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편하게 읽힌다.
진짜 읽기 능력은 신문 기사나 칼럼 등 교과서 외 글에서 소주제나 주제를 찾아보라고 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읽기 능력이 약한 아이들은 공부가 싫다는 말을 자주 한다. 사실은 공부가 싫은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다.
만일 아이가 공부가 싫다는 말을 한다면 의지력이나 집중력, 공부 습관을 탓할 것이 아니라 읽기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그러면 읽는 능력을 키우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솔직히 아이들이 개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많지 않다.
누군가 옆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가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되는 가정이 많아 안타깝다.
읽기 능력을 키우는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쉬운 글, 짧은 글을 가지고 천천히 시작하면 된다. 가볍고 재미있게 문장과 놀면서도 읽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한 문단짜리 글 10개를 주고 ‘소주제 빨리 찾기’와 같은 게임도 좋다. 누가 빨리 찾나? 내기를 할 때 아이들의 눈빛을 봤어야 한다. 눈에 불을 켜고 경쟁하는 가운데 재미와 수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순간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읽기 능력은 초등학교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