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럭수럭

나의 한 단어 33-365

by 푸른킴

‘말이나 행동이 씩씩하고 시원시원한 행동’


1.

서재 앞 공터, 작은 텃밭에

가꾼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데

계절마다 꽃이 핀다.

어제 오후 느긋하게 올라올 때는 못 본 것들이

오늘 아침 허둥지둥 내려갈 때는 눈에 달라붙는다.

가볍게 사진으로 몇 장 남겨두는 정도로 인사했다.

내 삶은 겉으로만 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사는지

나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래도

꽃이 피고 지듯이

하루는 잘 흘러가고

생각보다 씩씩하게 여러 일을 재밌게 하고 있다.



2.

‘수럭수럭’

글자만 봐서는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겉으로만 봐서는 아예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뜻을 읽어보아도 선뜻 이해되지 않을 것 같다.

이 세 가지 모두 해당하는 단어가

수럭수럭이다.


어떤 사람은 보자마자 ‘수더분’이라는 말을 연상했다 한다.
하지만, 뜻을 알고 나면 바로 수긍한다.
‘말이나 행동이 씩씩하고 시원시원한 행동’이다.


작은 표현으로는 ‘소락소락’이다.

소리 내 읽어보면,

입에 착 달라붙고 그 뜻도 꽤 멋진 말이다.

어감이 낯설다고 하지만,

겉모양 너머

속 깊은 뜻을 새겨들어보면 좋을 우리말이다.


3.

'수럭수럭'

아무리 세계가 겉모양과 다른 속을 감추고 있다 해도

머뭇머뭇하지 말고 수럭수럭 살아가 보자.

설령 내 깊은 속을 당장 누가 알아채 주지 못해도

언제든 나의 삶은 나라는 존재로 멋지다는 것을 잊지 말자.

‘수럭수럭’

자기만의 세계라도
봄날 목련,
한겨울 동백처럼
당당하자,
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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