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개가
오늘도 여전하다.
미세한 먼지였을 텐데
물기를 먹고 흩어지지 않으니
사방을 뿌옇게 덮어내린다.
눈길을 막아버린다.
함께 있어도
서로 마주할 수 없게
시선을 흐린다.
나의 새벽은
빛이 더디고
어둠이 여전하다.
그래도 그 짙은 밤에
나는 꿈을 꾼다.
지난 꿈을 떠올리며
오늘 그 꿈이 트기를,
꿈이 허상일지라도
생생한 기억이라면
한 번쯤 기대할 만하다.
그 꿈에서
나는 숲의 바다,
그 맑은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하늘은 푸르러
앉아서도 십리밖
호수를 품에 안았다.
나는 말을 버렸고
바람만 가볍게
온몸에 닿았다.
홀로 걸었다, 나는.
그러나
늘 그랬던 것처럼
나의 앞뒤로
거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함께 있었다.
꿈,
꿈트는 현실.
나는
둘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