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詩1. 나의 새벽, 꿈트는 현실

by 푸른킴

어제 안개가

오늘도 여전하다.

미세한 먼지였을 텐데

물기를 먹고 흩어지지 않으니

사방을 뿌옇게 덮어내린다.


눈길을 막아버린다.

함께 있어도

서로 마주할 수 없게

시선을 흐린다.


나의 새벽은

빛이 더디고

어둠이 여전하다.

그래도 그 짙은 밤에

나는 꿈을 꾼다.


지난 꿈을 떠올리며

오늘 그 꿈이 트기를,

꿈이 허상일지라도

생생한 기억이라면

한 번쯤 기대할 만하다.


그 꿈에서

나는 숲의 바다,

그 맑은 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하늘은 푸르러

앉아서도 십리밖

호수를 품에 안았다.


나는 말을 버렸고

바람만 가볍게

온몸에 닿았다.

홀로 걸었다, 나는.


그러나

늘 그랬던 것처럼

나의 앞뒤로

거대한

보이지 않는 손이 함께 있었다.


꿈,

꿈트는 현실.

나는

둘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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