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도 매일 일정하게 무엇인가를 반복해 냈다.
‘습관’이 다시 생긴 것이다.
이 ‘습관’은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매우 유익한 삶의 루틴이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요즘도 매일 무엇인가를 하고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적어도 한두 가지는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2.
요즘은 삶의 ‘루틴’을 권장하는 시대다.
그 주장에는 매일 하는 작은 일도 꾸준히 쌓이면 인생의 큰 가치가 된다는 확신이 담겨 있다.
예를 들어, 내 손 닿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안부를 묻는 것,
짧은 글을 쓰는 것,
아침마다 시원한 물 한 컵과 사과 하나를 먹는 것,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을 상상하는 것,
단어 하나를 사전처럼 확인하는 것,
작은 철학시 한 편을 쓰는 것이다.
3.
문득 이런 것들을 해낸 뒤
스티커로만 만들어진 나의 초상화를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지속한다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습관을 만들 때 유의할 점을 기억하는 일이다.
먼저 모든 습관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물론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한 시대이지만,
삶의 습관은 혼자만으로 이루기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나누거나 공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같은 생각과 마음을 가진 이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습관이 되려면 응원이 필요하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응원해 준다면
지치지 않고 반복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공동체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반이다.
4.
또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끝까지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다.
습관이 몸에 배기 전까지는 낭패를 보는 일이 많다.
실패가 다반사다.
그러나 꾸준히, 한결같은 태도를 지닌다면
그런 허탈함보다 작은 결실이 주는 상쾌함이 더 크다.
좋은 습관은 자신을 위한 여백을 남겨둘 때 완성된다.
5.
다시 말하지만,
습관을 이뤄가는 데는 단 한 사람의 응원과 격려,
자신을 압박하지 않는 태도,
내가 나에게 건네는 견고한 신뢰가 중요하다.
'인정욕구'라는 말을 들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응원이 있다면, 매일 나를 돌보는 습관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응원을 요구하는 일도 큰 도움이 된다.
누군가가 나를 읽어주고, 기다리고, 격려했기에
의미 있는 습관형성이 가능하다.
그리고
내 삶에 여백을 만들어주는 태도도
일정한 습관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6.
습관은 쌓기는 힘들어도 허물기는 순식간이다.
그래서 허물어지려 할 때는
끝까지 붙잡고 버텨 막아보거나,
속수무책이라면 완전히 허물고 처음부터 다시 쌓아도 좋다.
두 번째는 처음보다 더 견고해진다는 확신과 함께.
습관은 반복의 총화다.
더 나아가
나의 ‘습관’은 나이 들어가며 다른 이들로부터 더 많이 배운 흔적이다.
나는 가끔 내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었다는 말을 듣지만,
여전히 부끄럽다.
나는 그저 누군가로부터 배운 것들로 삶을 채워갈 뿐이다.
그 배움은 자랑스럽고, 어떤 공부보다 소중하다.
7.
올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나는 올해도 나에게 기억된 몇 가지 습관들을 확인하고 싶다.
오늘 10월 1일,
나는 습관처럼 ‘일출과 일몰’을 찾아간다.
이 자연의 현상은 나에게
'시간이 흐른다, 빨리 지나간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하루라는 시간의 변화는
나의 삶에도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여행이나 특별한 경우마다
나는 일출과 일몰을 직접 보기 위해 마음을 쓴다.
그 눈으로 직접 바라볼 때
비로소 내 삶의 시간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덧붙여, 나는 일기에 매일 날씨와 특정한 단어를 적는다.
돌아보면 이것도 재미있는 기록이다.
그날 날씨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나는 다른 이들로부터 용기를 얻는다.
그래서 나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어디서든 무엇이든, 올해 당신 삶에 남을 습관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