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詩 18. 일촉즉발

by 푸른킴

영화가 끝나도

붉은 하루,

신기루 같아도

숱한 검은 날 속

징검다리처럼 오롯하다


비가 가시지 않은

밤의 도로

이날 끝나기 전

새로운

검붉은 행렬 상상하며

잡은 운전대 가볍다


한산한

어둔 도로 위

삶은 저물어가도

시의 적절,

바람의 변화,

그 노래 살갑다

시간은 흐르지 않아

빗방울 튀어 오르듯

그저 모래처럼 사라질

가벼운 사건

알알이 모인 환희의 숲


영화 같은 하루는 아니라도

사건의 지평선 너머

하루가 영화 같은 날

그 휴일의 잔상

나를 기다리는

내일로 이끌리듯

달리는 밤


日觸卽發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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