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긋

나의 한 단어 47-365

by 푸른킴

물체가 한쪽으로 조금 배뚤어지거나 기울어지는 모양




1.

차를 운전하는 날

길이 막힐 때,

우연히 앞차 운전자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재밌는 것은

그분들 대부분 오른쪽으로 몸이 조금 기울어져 있다.

생각해 보니 운전하다 보면 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

그때마다 나도 그럴 것 같아 의식적으로 몸을 왼쪽으로

되돌리려 한다.

예전 수동 기어로 운전할 때는 더욱 심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바로잡으려는 순간,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인생도 저렇지 않을까


2.

‘샐긋’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져 조금 배뚤어져 있는 모양”이다.

살다 보면, 살아온 날이 많아질수록

몸과 마음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이다.

지식, 경험, 생각, 관계 등 이유도 많겠지만,

기울어지는 모습이 그냥 자연스럽다.

다만 그걸 의식하고 적절히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는 일은

기울어짐을 내버려 두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 같다.


3.

‘샐긋’

가끔 그 반복되는 기울어짐이

그저 운전할 때만 아니라

확신, 신념, 신앙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편향이라면 조심해야 하고

경향이라면 유의해야겠다.

무엇보다 편향된 대로 오래가지 않아야겠고

경향을 습관처럼 반복해서도 안 되겠다.


4.

‘샐긋’

기독교 신앙의 매력은

아주 작은 기울어짐이

자칫 큰 넘어짐으로 나타나기 전

‘돌이킴’(sǔb, 슈브)을 권면한다는 점이다.

전조가 반복되면

실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슈브’는 가던 길에서,

기울어진 자신을 발견하면

처음으로 돌아가게 권면하는 일이다.

당연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5.

하지만, 처음부터 아예

그걸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없다면,

‘유난한’ 독선(獨善)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

‘샐긋 운동장’이 없는 세계를

상상하고 창조해 내는

돌이킴의 용기가 정치 세계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리라.

물론 세상엔 완벽히 평평한 운동장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히려

‘샐긋 운동장’ 위를 달리며 균형감각을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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