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기도 詩 12. 귀여운 순례

by 푸른킴

파란 숲,

붉은 나무,

초록 풀잎 아래 노란 아이들

열두 제자처럼


낙엽 위로

뽀삭빠삭—

한 줄로 뒤따르는

귀여운 순례


앞선 아이,

뒤선 어른,

한 팔 거리.

보이지 않는 바람-이음줄


순례가 별것인가

발아래 한 줌 낙엽

즈려밟고 귀 기울여—


“들리는가, 낙엽 밟는 소리.”


바람에 실려온 옛 시인의 물음,

풍차처럼 온몸을 돌고 돌아

눈을 열어 나를 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계절이 지나가는 길목 찾아

작은 발걸음 내딛는 여린 걸음—들

그것으로도 순례일찌니


그대,

어디서든 낙엽 밟는

선구자의 작은 소리,


빠삭뽀삭

뒤따라


계절의 끝자락으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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