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후 詩 2. 어느 여름 기억

-돌아온 장모님 기일 즈음에

by 푸른킴

끝여름 산길, 숨이 턱까지 차올라

길이 멈췄다 — 웃음을


찌르르 치르르,

깨지는 피곤, 터지는 소나기,

죽음이 떠밀리듯 내려선다


숨어 피던

산 향기 느릿하게 깨어나고,

이제야 흙가루,

돌아가는 웃음길


“혼자였다면 힘들었을 텐데,

함께여서 가능했네요.”


봉인을 감싸 주는 햇살과 빗줄기,

버거웠을 평지 길, 지루했을 오르막 길,

풀처럼 눕혀진

고단한 세월의 등 — 토닥토닥


거친 숨, 물 한 모금,

짙은 내음,

마침내 살아 죽어가는

늙은 풀 위로

씨앗처럼 흩뿌려진다


풀은 멈추지 않는다, 날아간다 — 기억 속을

죽을 때까지 펄럭인다 — 깃발처럼,

생의 의지로, 깊은 땅으로


흙 본향으로,


안식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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