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끊어질지 말지
실랑이 벌이던 어느 하루,
고작 A4 열 장의 글과
날마다 실랑이를 벌인다
쓰면 지우라 하고
지우면 어색해진다는
푸념 아래서
우리는 같이 늙어간다
읽고,
고치고,
보태고,
다시 읽는다
그 사이에
세계는 어두워지고,
그 어둠 속에서
바쁘고 치열하게
돌아갔을 것이다
글을 마주하고
늦은 밤까지
지리한 자리를 버틸 수 있도록
글 옆에 다소곳이 선
멕시코 치아파스,
너에게 감사한다
밤이 깊어서인지
언제 들었던
앞 개울물 소리,
글로 되살아나면
내리던 비도
모두 잠든다
글이 끝나고
후회가 몰려와도
나의 텁텁한 하루를
후회 없이
잘 털어버린다
글,
끊어지지 않는
나의 밥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