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에
바다는 푸르렀고, 바다는 적막했다.
하늘도 맑았으나,
하늘도 고요했으나
푸름은 바다만 못한 날이었다.
적막은 바다만 못한 날이었다.
아래로 펼쳐진 바닷길을 걷는 동안
위로 펼쳐진 하늘길을 보았다.
내려서는 길 끝에 바닷새가 푸르르다.
올라서는 길 앞에 바닷새가 적막하다.
걸음을 멈춘다.
그날처럼
푸르고 적막한 바다를 보며
말갛고 고요한 하늘을 읽는다.
바닷새 한 마리
하늘 아래서
출렁출렁
비틀거려도
앞으로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고 있다.
그날 그 밤 한별처럼
바다 건너 달빛 돋았건만
오늘 여기에선
희뿌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