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후 詩 11. 나의 요리

by 푸른킴

밤이 낮으로 바뀌던 한 때,

두꺼운 문법책 들고

눈빛 초롱한 신입생

가르치는 영광을 누렸다


가르침은 요리와 같다며

무거운 글의 질서를

조물조물

가볍게 다듬어

말의 온기

먼저 보여주었던

나의 선생을 뒤따라


그 눈빛들

떠난 뒤

남겨진 나의 요리 생각나면

가끔 꺼내 맛보았다

아직 무리없이 따듯했으나

오래 살아 있기 힘든 맛

그래도 쉽게 휘발 되지 않을 향


한 때 한 번 더 지난 후

비로소

내 영광의 맛

제대로 측정된 듯


가르침은

날아갔지만

아직

자기성찰의 향민,

살아있어


다행이다

낮이 밤으로 저무는 때

가르침의 옛 요리가

결국,

성찰의 향기라도 남겼으니,


무거운 말의 질서

미미한 온기 이겼을 리

없다


말과 글은 규칙 너머

정신과 사상으로

깊어지기에

나는

잔향기 맡으려

다시 얼려진 음식의 틈ㅡ

뒤적인다


내 요리 앞에

부끄러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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