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이 있는 모임도
밥부터,
그 밥이 목적의 목적
“정열의 사라짐으로
사랑은 열리움이라.”
태초에 정해진 질서처럼
키오스크 앞에서 한 사람
겸손히
자기 메뉴 주문하고,
마지막엔 두 사람
같은 메뉴 입력
밥 앞에서 따로와 같이는
운명이 아닌,
지고한 선택
목적이 있는 모임
머물러야 할 카페로,
후식은 밥이 아니어서
찌는 더위도
검색의 손과
탐색의 발엔
슬며시 눈돌림
하지만 가끔,
선택한 필연
빗나갈 리는 없다지만
이번엔 우연에 양보
우리는
정주자 아닌,
길과 길 사이에 놓인
낯선 공간의 임시거류자
필연으로 정했던 곳을 떠나
유유히,
태양의 광야 너머
검은 오아시스로
목적은 길이 아니라
방향인 것을,
온몸 시원한
까페로 들어갈 때
깨달음,
웃음
그러니
운명은 정해진 길이 아니라
개척해내는 지향,
손이 나아가는 거기
그래,
뜨거움 사라진 태양
낙엽, 그 계절이
열리우고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는
스스로,
밥을 찾고
카페를 헤매다
결국
미소짓던 이 우연의 승리
다시 자축하리니—
식탁에 새로 놓일
전채를 꿈꾸며,
아무리 열사의 시대라도
다시,
목적 있는 그 모임—
그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