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드레하다

나의 한 단어 3-365

by 푸른킴

아주 조금 달콤하다.
입맛을 조금 돋우거나 분위기가 가볍게 온화한 정도.

1.
격리가 일상인 시대를 살았었다.
사람마다 질병 위협에 속수무책, 갇혀 지냈다.
한 팔 간격도 가깝다고 두 팔 만큼 멀어지라 했다.
상황 설명할 겨를도 없었고
한마디 말도 괜한 변명이라 핀잔받았다.
격리에 갇혀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
그 심정 다 헤아릴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언젠가 나도 한번 겪고 났더니
그 고통 조금 알 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날들이 이제는 달보드레한 추억이다

2.
요즘은 더위에 격리가 일상이다.
소일하던 어느 날
서재를 이리저리 방황하다
우연히
오래된 책이 가까이 다가왔다.
반가운 마음에
부리나케 다시 꺼내 후루룩,
선 채로 이리저리 읽다 보니
작가의 어려운 시절
온화하고 따뜻하다.
책을 휘적휘적 넘겨 보다
어느새 끝에 이르니,
‘쓴맛 가득한 삶이라도
단맛은 언제나 있는 법,’
한줄평 남겨둔다.

마음이 달콤해진다.

3.
그렇지.
비바람, 태풍이 불어도
나무는 짙게 푸르러
이 어두운 삶에도
달보드레한 달콤한 즐거움
사라질리는 없다.


이전 02화산드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