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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물 같은 현재 May 21. 2023

나를 춤추게 하는 방법

설렘

"엄마, 나 눈사람 만들어보고 싶고, 눈썰매장도 가고 싶고 스케이트도 타고 싶고 스키도 타보고 싶어."


아이가 발목을 다쳐 6주 동안 깁스를 하고 풀고 오던 날, 굳어버린 발목에 걸음조차 잘 걷지 못하던 날이었다.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걸 보니 아이인가 보다. 어른이 되고선 하고 싶은 것보다 해야 하는 것에 하루를 보내며 살다 보니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사는데 말이다. 아이가 키즈카페 가고 싶다며, 항암 치료받기 전에도 못 간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데, 미안했다. 그땐 일하는 엄마라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았고 쉬는 주말엔 방전된 체력에 허덕였다.

 



오늘도 같은 시간에 울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떠 아이 등교와 출근. 월, 화, 수, 목, 금 보는 동료를 만나 같은 일을 하고 어제와 비슷한 시간에 퇴근해 아이와 실랑이하다 잠이 든다. 예전 같으면 똑같은 일상에 불평을 가졌겠지만, 지금은 그저 평범한 일상과 내 삶의 존재만으로 감사하다.



일상 속의 작은 설렘을 만들고, 행복했던 순간을 잠들기 전 떠올린다. 소소하지만 똑같은 일상에서 어제와 다른 변화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나와 마주한 이 순간을 날 설레게 하는 것으로 만들어본다.

어제와 같은 나무지만 초록잎이 더 선명해진 것을 알아차리는 것. 같은 날인 듯, 다른 날을 보내며 어제보다 하루 더 나이 든 내가 설렌 시선으로 세상바라본다. 남이 나에게 하는 이야기에 허덕이기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의 꼬리를 따라 살펴보며, 타인의 평가 말고 내 마음의 중심을 지키며 살려고 한다.



내 의지와 달리 가지 못하고 먹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고 나니, 지금, 현재 가능한 범위 안에서 미루지 말고 지금을, 현재를 즐기자라는 생각이다. 우리 삶은 언제 어느 순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오늘,

당신을 춤추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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