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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물 같은 현재 Sep 09. 2023

계획적인 삶을 원하세요?

응급실 가는 길

어둠이 짙게 내린 고속도로 위.
아스팔트 도로와 자동차 타이어가 마찰음을 내며 미끄러지듯 달렸다.
내비게이션에 찍힌 목적지는 약 300km 정도 떨어져 있는 대학 병원 응급실. 집 가까운 곳에도 대학 병원이 있지만, 아이가 중증질환으로 치료 중인 병원으로 먼 길을 나선다.

오늘 아침 눈 떴을 때 병원 응급실 가는 것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나는 출근하고 아이는 학교를 가서 일과를 마치고 퇴근, 하교하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어느새 다른 모습의 내가 있다.

몇 해 전 그날도 그랬다.
근무 중 점심식사 시간에 아이 대학 병원 간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고 그 길로 아이 병간호로 2년간 출근하지 못했었다.




사람들은 계획적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구체적이든, 포괄적인 든 미래를 계획한다. 그것이 오늘과 내일 같이 가까운 미래부터 한 달 뒤, 일 년 뒤, 십 년 뒤와 같은 먼 미래까지 계획한다.

그렇게 계획한 미래를 향해 달려간다. 주변을 살펴볼 잠깐의 여유조차 없이 마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고속도로 위 자동차처럼.

계획대로 달성되었을 때 성취감은 사람을 성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큰 기대로 열심히 달려온 자동차가 목적지에 달성하지 못했을 땐 달성하지 못함에 대한 좌절감은 기대만큼, 어쩌면 더 커진다.

 좌절감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그 해답이 '현재를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2년간 직장생활이 멈춰버렸지만, 그때도 내 삶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병간호라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고 그 삶 속에서 기쁨과 행복감을 발견하는 '현재 살기'  그렇게 삶을 바라보는 내 관점이 나를 버티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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