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가 울리던 새벽 아침이 어느덧 매미소리로 가득 찼다. 이 맘 때가 되면 매미에 대한 어떠한 것이라도 쓰고 싶어 진다.
도서관 로비에서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를 읽고 있는데 자동 출입문이 열리면서 매미 울음이 쏟아져 들어왔다. 자동문이 닫히니 매미 울음이 뚝 끊긴다.
온통 매미 소리로 뒤덮인 나무 밑에 가 멈춘다. 나무 껍질 어딘가 빼곡히 박혀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너무 쩌렁해 꼭 내 머리로 떨어질 것 같다. 매미는 10일을 위해 7년을 준비한다는데 나는 얼마를 위해 얼마를 준비하는 걸까. 매미는 우는 데 나는 울지를 못한다. 끝을 알고 우는 매미기 부럽기도 하면서 처량하다.
길가에 뒤집힌 채 짓이겨진, 한평생을 여름에 바치고, 모든 수모를 받아들인 매미를 본다. 이 세상 모두의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