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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이 Aug 13. 2022

매미에 대한 어떤 것

새소리가 울리던 새벽 아침이 어느덧 매미소리로 가득 찼다. 이 맘 때가 되면 매미에 대한 어떠한 것이라도 쓰고 싶어 진다.


도서관 로비에서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읽고 있는데 자동 출입문이 열리면서 매미 울음이 쏟아져 들어왔다. 자동문이 닫히니 매미 울음이  끊긴다.


온통 매미 소리로 뒤덮인 나무 밑에  멈춘다. 나무 껍질 어딘가 빼곡히 박혀 소리를 낸다. 그 소리가 너무 쩌렁해 꼭 내 머리로 떨어질 것 같다. 매미는 10일을 위해 7년을 준비한다는데 나는 얼마를 위해 얼마를 준비하는 걸까. 매미는 우는  나는 울지를 못한다. 끝을 알고 우는 매미기 부럽기도 하면서 처량하다.


길가에 뒤집힌 채 짓이겨진, 한평생을 여름에 바치고, 모든 수모를 받아들인 매미를 본다. 이 세상 모두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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