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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씨를 심으면 싹이 날까
가지덮밥에 베트남 고추 넣다가 궁금해서 발아시켜봄
언제 산 건지 기억 안 날만큼 오랫동안 냉동실에 있던 건데 발아가 될까
열풍으로 건조시킨거라면 익은 걸텐데 그래도 발아가 될까
가지덮밥 먹는 건 잠시 미뤄두고 건조기 바람이 닿지 않았을 것같아 보이는 생생한 고추씨 아홉개를 골랐음
물 적신 화장솜 깔고 씨 올리고 랩 씌워서 구멍 뚫고
예전에 책에서 광발아 암발아에 대해 읽었는데 고추씨는 암발아라고 했다. 그래서 검은종이로 뚜껑을 만들어서 덮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뭔 변화가 없길래 안 되는가봐했는데 안에 뭔가 길쭉한게 보였음
저게 싹이 되는 거 아님? 뚫고 나올 힘이 없어서 저러나 싶어서 앞쪽을 아주 쬐끔 손톱깎이로 잘라줬다.
이틀 뒤에 저기 저 길쭉한 것이, 손톱깎이로 자른 씨 껍데기 밖으로 튀어 나왔다. 그 사이 프로개선생님의 페페론치노 퀘스트를 봤다. 안에 있는 게 불어서 그런 걸 수도 있다고 그랬는데 나는 그냥 저게 싹의 싹이라고 믿기로 했다.
오 성공!
나머지는 버림
큰 문제 없이 자라고 있는데 화분이 너무 작은 것 같다. 분갈이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너무 어릴 때 옮기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해서 언제 옮겨야하나 눈치 보는 중이다. 프선생님은 화분이 작아도 잘 자랄 수 있다고 하셨는데 괜히 너무 좁아서 숨막히는 중인 거 아닌가 싶었다.
7.23. 큰 화분으로 옮겼다.
나는 노지 고추야 라는 최면을 걸기 위해 토분에 심었고 맨 아래쪽의 첫 잎 두 장을 뗐다.
아래 잎은 떼주라고 해서 뗐는데
엄마가 물을 끓이고 있길래 데쳐서 먹었다.
근데 맛도 향도 고춧잎이 아니었음
이렇게 자랐다 엄청 잘자란다.
집에 오는 길에 다른 사람 밭에 있는 고추를 봤다.
높이 잘 자라고 있더만 나는 프선생님처럼 분재는 아니지만 분재처럼 키우고 싶어서 위를 잘랐다.
너무 많이 잘랐나.
자른 걸 본 엄마가 누가 고추를 저렇게 키우느냐고 했다.
아니야 저렇게 하라 그랬어...
자르기 전에 챗 지피티한테도 물어봤다. 저렇게 해도 된다고 했고 자른 후에도 물어봤는데 딱 좋다고 했다. 저렇게 하라고 했다고!
근데 괜히 초조해서 그런가 안 자라는 것 같기도 하고...
오! 쪼꼼 나왔다. 광합성을 위해서 큰 잎은 안 뗐다.
더더 훌쩍 새 잎이 나와서 본잎은 뗐다.
잎을 떼는데 매운 고추향이 확 났다. 오오호호홓
자라라 자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