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기장에도 거짓을 쓴다지요.'
어느 드라마에 나온 대사가 걷다가도 앉다가도 눕다가도 생각난다.
나는 슥슥 엄지로 밀어 올리는 화면처럼 단순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꺼내어질 곳 없어 묻어 놓았을 뿐, 복잡함과 진지함으로 가득하다.
그러니 이것은 갑자기 무슨 일이 있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쉴 새 없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일기장에 거짓을 쓰지 않는 이가 되고자 하는 이야기다.
일상에 너무 깊이 잠식하여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정답 없는 것들을 끄집어내 이야기해보자.
어제와 오늘이 달라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읽히겠지만 결국엔 어떤 사람이고자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다 보면 또 그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어딘가에 처박아두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던 이야기를 꺼내놓을 것이다.
멋들어진 문장이 아니라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흐르지도 않았던 배경음악에 안달복달하지 않기를,
온전히 끄집어낸 그대로 전해지기 바란다.
최후에는 누군가의 복잡함과 진지함이 꺼내어지기를, 내 이야기와 당신의 이야기가 넘실넘실 파도처럼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