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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이 Jan 31. 2020

전화기 앞 엄마의 수첩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는 엄마의 눈은 반짝였고 받아 적기도 벅찰 만큼 신이  있다. 엄마는 ‘나는 과거로 돌아갈  있다면 우리 집에 살던 시절도 돌아가고 싶다 말을 자주 한다.


예전에 어떤 배우의 인터뷰를 봤다.

" 한번도 엄마가 돌아가시는 것을 상상도  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그냥 언제까지고 지금처럼 계신  알았죠."  전화기  수첩 속 엄마의 편지도 그랬다.


할머니에게 쓴 그 편지는 꿈결 속에서 쓴 것 마냥 얼룩져있었다. 엉엉 울어 뿌옇게 된 눈을 한 채, 엉겁결에 잡은 펜으로, 세월에도 무뎌지지 않아 드문드문 흘린 눈물을 훔치다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종이가 따뜻한 걸 보니 손으로 닦기에는 차고 넘치는 그리움이었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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