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깎다만 뒷산에서 조각조각 떨어지는 석회암을 주워다가 사방치기를 그리던 것과 빨간 열매와 화살촉 잎이 달린 키 작은 조경수 덤불 앞에 쪼그려 앉아 고운 잎을 따 모으던 것과 산 너머 기척 없이 노을이 지는 것 그리고 불 켜진 주방 창으로 집집마다 세어 나오는 저녁의 온기인 것이다.
책가방을 현관 앞에 벌러덩 뉘어놓고 여덟 바퀴에 서둘러 올라타는 것이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절의 소란함과 오래된 나무 냄새와 섞인 진득하고 눅눅한 왁스 냄새인 것이다.